세상은 돌고 돌고 돌고 (39)
1. 한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은 어디일까요? 예스입니다
많은 분들이 정답을 맞히셨을 것 같은데,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보면 예스24가 가장 큰 온라인 서점입니다. 양대 온라인 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예스24와 알라딘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6,130억 원, 4,295억 원으로 약 1,800억 가량 차이가 납니다. '18년 매출은 각각 4,860억 원과 3,560억 원이었습니다. 점점 매출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오프라인까지 합쳐서 본다면? 교보입니다
교보문고의 '20년 매출은 6,940억 원으로 예스24보다 약 800억 가량 더 높습니다. 고객들이 교보 하면 떠올리는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매출은 '18년 이후 약 2,500억 원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18년 2,260억에서 '20년 3,395억으로 2년간 50% 성장,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매출을 추월했습니다. 작년 한 해만 놓고 보면 온라인 분야의 매출 증가율은 30%를 기록, 20% 대에 그친 예스24와 알라딘 대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2020년 출판시장 통계)
3. 교보문고가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젓고 있습니다
교보문고는 온라인 영역에서의 성장세를 가속화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모회사인 교보생명은 교보문고에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증자 이유로는 디지털로의 전환을 위한 물류센터 인프라 확충을 들었습니다. 약 2주 전인 8월 12일, 교보문고는 G마켓과 제휴, 스마일페이를 활용한 간편 결제 서비스인 '교보페이'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물류센터 확충을 통해 배송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한편, 온라인 결제 과정에서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4. 그러나... 뒤에서 쿠팡이 쫒아옵니다
미래의 독자가 어디서 주로 책을 사게 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온라인 커머스 강자인 쿠팡이 직매입을 통한 도서 분야 매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매출 증가폭이 기존 온라인 서점들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18년 600억 수준이었던 쿠팡의 '20년 도서 매출은 약 2,500억 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아가 '21년에는 예스24와 비슷한 수준인 6,000억 원으로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는 보도들이 잇달아 나왔습니다. 얼마 전 사실무근으로 공시되었기는 하지만, 네이버의 예스24 지분 50% 인수설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배경도 이러한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의 도서 카테고리 진입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5. 예스24, 온·오프 통합 1위 서점이 될 수 있을까요?
예스24도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혜를 입은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도 지난해와 같이 20% 수준의 매출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면 교보문고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서점업계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현재 가치로 약 5천억 원에 달하는 카카오뱅크 보유지분(1.2%)이 든든한 자금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6. 출판시장 전체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대형서점 분야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출판시장 자체의 파이가 더 커질 수 있는 방향으로 관련 기업들 간의 건전한 경쟁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과거의 출판업이 국내의 한정된 독자들을 상대로 하는 내수 산업으로서의 특성이 강했다면, 미래의 출판업은 전 세계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IP 기반 콘텐츠 비즈니스로의 성장 가능성 역시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수년 전 웹툰과 웹소설 영역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것처럼, 한국 출판산업 자체도 온라인으로의 변화 흐름을 타고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퍼블리 '커리어리'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참고한 기사
교보생명, 교보문고에 1500억원 유증…"'디지털 전환' 추진 박차"
(블로터, 2021년 8월 23일)
G마켓·교보문고…간편 결제 서비스 '교보페이' 출시
(머니투데이, 2021년 8월 12일)
아마존 따라하는 쿠팡, 온라인 서점도 평정하나
(매일경제, 2021년 3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