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타깃과 몰락하는 메이시스

올즈 큐레이션 (9)

by 자민
2019년 12월 퍼블리 뉴스 코멘트


미국의 대형 소매유통업체 중 하나인 타깃(Target)의 주가는 올 초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경쟁업체인 월마트가 약 25% 상승하며 S&P500 지수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에 머문 것에 비한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타깃은 기존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몰이 갖는 특징들을 균형감 있게 적용하며 회사의 정체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아마존을 필두로 하는 온라인 유통업체와 월마트 같은 전통의 강자들과의 경쟁구도 속에서 타깃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강점을 결합하며 자기만의 생존 영역을 확보하는 중이다. 매장을 더욱 쾌적하게 만드는 리노베이션에 투자를 더 확대하여 고객들이 가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온라인 채널을 정비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동시에 기존 자산인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는 배송 시스템을 갖춰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매장으로 끌어들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진이 높은 자체 브랜드 상품을 노출, 판매하며 점포당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한국 대표 오프라인 업체인 이마트는 연초 대비 30% 정도 주가가 하락했다. 롯데마트를 보유한 롯데쇼핑 역시 비슷한 추세다. 올해 온라인 새벽 배송을 중심으로 한바탕 전쟁을 치렀던 한국 유통업계에서도 내년에는 타깃과 같은 오프라인 기반 회사들의 반격이 일어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2020년 8월 새롭게 드는 생각들


퍼블리 뉴스 큐레이션을 하면서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주기적으로 동종업계 유사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확인해보는 것. 주가가 그 회사의 내재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지표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적어도 현재 시장에서 어떤 기대와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에는 주가만 한 지표도 없다.


올해 연초 기준 아마존의 주가는 $1898, 현재는 $3441로 86% 상승했다. 오프라인의 강자인 월마트는 $118에서 $130으로 10% 상승, 타깃은 $126에서 $152로 19% 상승. 주가 추이를 보면 타깃은 내내 월마트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지난 8월 19일 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10% 이상 급등했다. 시장의 기대치는 주당 $1.62의 주당순이익을 기대했는데, 결과를 까 보니 예상의 두 배를 넘는 $3.38이란 어닝 서프라이즈였던 것.


2020년 타깃, 월마트, 아마존의 주가 추이 (로그 그래프)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 채널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던 대형 유통업체들도 예상보다 빠르게 체질을 바꿔나가고 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지만, 이들이 이런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주가가 보여주고 있다. 생각해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월마트는 고용인력이 220만 명에 이르는 거대기업이고, 타깃도 월마트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풀타임 인력이 37만 명에 이른다. 몸집이 무겁다. 그런데도 월마트나 타깃 같은 대형 업체들이 3월의 위기를 극복하고 10~20%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온라인으로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최근 물 만난 용처럼 비상하는 아마존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지만.) 한 기사에 따르면, 타깃은 최근 아웃소싱에 의존했던 IT 개발인력의 상당 부분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싸워 이기기 위한 기병대를 확충한 셈이랄까.


_MG_4278_Solaris.jpg 메이시스 백화점(2008) @배정민


한편, 또 다른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백화점은 반등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미국 백화점 브랜드인 메이시스는 현재 주가는 $6.5로 연초 $16.5 대비 60% 이상 하락했다. 2월에 2천 명을 감원한 것도 모자라 약 4천 명을 추가 감원하기로 했다. 향후 3년간 125개 매장을 추가 폐쇄한다.


2008년 뉴욕에 처음 갔을 때 헤럴드 스퀘어에서 보았던, 150주년 깃발을 펄럭이던 메이시스 백화점의 위용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10여 년 만에 이렇게 주저앉을 줄 다들 생각이나 했을까. 메이시스 사례는 1858년에 창업, 150여 년을 넘게 유통업계를 호령한 기업 조차도 새로운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몰락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전통의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들의 추억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메이시스도 얼른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과연 언제쯤 가능할지.


참고하면 좋을 후속 기사


타깃, 온라인 쇼핑 195% 폭증

(파이낸셜뉴스, 2020년 8월 20일)


소매기업 '타깃'의 생존전략

(서울경제, 2020년 7월 7일)


美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의 굴욕 '작은 회사로 살아남겠다'

(어패럴뉴스, 2020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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