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여보, 생일

by 아빠 민구


6년이라는 시간은 우리에게 사랑의 깊은 맛을 우려내 주고 있어요

달콤한 줄만 알았던 사랑은, 때로는 쓴맛도 신맛도 보이며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지만

그래도 나란히 심은 나무가 서로 뿌리를 얽어가며 뗄 수 없는 관계가 되는 것처럼 둘의 인격체가 이제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가까워지며 섞이고 있네요.


우리의 가지와 잎은 청년의 활기는 조금씩 잃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완숙해지며 자체의 색과 빛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는 탐스럽고 아름다운 열매들이 우리 사랑을 증명이라도 하듯 저 앞에서 신기하게도 생명력을 발산하고 있어요.


아직 우리 딛고 서 있는 한 평의 땅 말고는 우리에게 속한 땅이 없기는 하지만, 우리는 존재 자체로 그늘과 쉴터를 만들며 주변을 아름답게, 또 이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새들은 지적거리며 증언하고 있어요.


함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갈 당신에게,

바람을 막아주거나 시끄러운 세상을 차단할 수는 없을 테지만 오래도록 당신의 옆에서 함께 서 있을 거예요. 서로 닿아있는 가지들이 서로를 부축이며, 서로 얽힌 뿌리들이 서로를 잡아주겠죠. 그게 '우리'에요. 서로의 울타리가 되고 기댈 수 있는 우리요. 울타리를 만들어 우리만의 소박한 세상을 소박하게 지켜나갈 우리가 되어요.


6년이라는 시간이 벌써 우리를 이렇게 무르익게 만들었네요.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잠시 참아봅니다.

"후-"

아득해지는 머릿속에서 지난 시간의 감사함을 느끼며 다시 또 감사의 기도를 합니다. 우리의 이 시간이 16년도 되고 60년도 될 수 있도록 무릎을 꿇습니다.


생일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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