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량이 넓은 것 같다
하늘에 먹구름을 둘둘 펼쳐내고,
툭. 투두둑. 토독토독. 툭.
비가 내린다.
비는 아량이 넓은 것 같다.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들판이든, 호수든, 나쁜 사람이든, 좋은 사람이든 상관없이 내려준다.
그 넓음으로 나도 맞이해준다. 내 위에도 나를 맞는 빗방울들이 다가온다.
모두에게 오지만, 어디는 고이고 어디는 흐르고 또 어디에는 스민다.
고인 곳에는 개구리가 찾고,
흐른 곳어는 씻겨 깨끗함이 남고,
스민 곳에선 풀이 자란다.
비가 나를 맞는다.
비가 반겨주는지 콧잔등에 다가온 빗방울이 기분 좋게 간지럽다.
그 넓은 아량으로 내 못남을 씻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