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 키우기(1부)

정확하게는 소쩍새

by 아빠 민구



여느 때처럼 아이들과 산책을 하던 어느 날. 산책을 하던 중 풀숲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일반적이지 않은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보니, 뭔지는 모르겠으나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노란색 눈 두 개가 보였다.


Extraodinary shining golden eyes


마치 탐조등이라도 켠 듯, 노란 눈으로 나를 비추며 경계태세 1급을 발령하고 있는 그것은 바로! "부엉이?? 응?? 엥??? 부엉이???"


가까이 다가가자, 아직 어려서 날지 못하는 건지 강아지처럼 달려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한쪽 날개가 질질 끌리는 것이 날개가 부러진 것 같았다.


나의 접근으로 긴장감에 더 눈을 더 크게 뜬 녀석을 풀숲에서 잡아 안전하게 공터로 나왔다. 부엉이가 맞는 것 같았다.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날개가 다친 것 같았다.


놀란 부엉이, 놀란 아이들, 놀란 아빠. 놀란의 장면.


밤이 되면 아이들에게 부엉이 소리를 내곤 했는데(부엉이 성대모사 잘합니다) 진짜 부엉이를 만나게 될 줄이야! 아이들보다도 내가 더 신기해하며 이리저리 보고 또 보았다.


마음속에서는 두 가지 생각이 싸우고 있었다.


1안 : 새 공포증이 있는 아내를 위해, 그냥 모르는 척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물론 바로 근처에 떠돌이 고양이가 무척 많기 때문에 오늘 밤을 넘기지는 못하고 고양이 밥(ㅠ)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쉽지만. 잘 가라.


2안 : 아내에게 욕을 먹더라도 우선 자연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데려가서 보살핀다. 사실 이렇게 멋지고 귀여운 새를 키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다. 무조건 키워야겠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어.


결국, 자연보호를 위해 앞장서는 민구가 이겼고 부엉이를 집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데려갔다. 아내는 기겁을 했다. 나는 즉시로 부엉이를 데리고 베란다로 갔다. 아이들 목욕통에 족대(그물)를 덮어 임시 보호소를 구축했다.


도대체 어떤 녀석일 지를 알아보았다. 전문가가 아니고, 그놈이 그놈 같아 보이는 새들을 수 시간 뒤적이던 나는 이 작고 귀여운 부엉이를 [소쩍새]라고 결론 내렸다.


아직 성체는 아닌 것 같은데, [거의 성체] 정도 되는 것 같았고 아마도 날갯짓 연습을 하다가 나무에서 떨어지면서 날개가 부러진 것이라고 추측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부엉이든 올빼미든 소쩍새든 모두 천연기념물이고 특별히 소쩍새는 멸종위기 2급의 야생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보호기관을 통해 치료받게 하고 방생되어야 할 운명이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법치국가에 사는 공무원이 법대로 하는 수밖에. (아- 일본에서는 맹금류 키우는 것이 합법이던데) 하지만 당장에 보호기관으로 이송되기 전까지 쫄쫄 굶길 수는 없다. 우선은 물을 좀 먹여보기로 했다.


주사기로 물을 주니 물을 좀 받아먹는다. 그럼 얘들이 주로 먹는다는 곤충도 잡아 줘 볼꺼나-하고 베란다 곳곳에 거미들(엥?)을 잡아다가 줘 봤는데 잘 먹지 않는다. 아마 경계심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야"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잘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겨우겨우 작은 거미 세 마리를 먹이고서, 먼저 이 녀석을 진정시키고 친해지는 것이 먼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긴장해 있을 녀석을 수건으로 감싸고 머리를 만져주니 눈꺼풀이 천근 만근이다. 계속 머리를 쓰다듬으니 이내 눈을 감는다. 아마도 야행성인데, 대낮부터 초 긴장상태로 풀밭을 헤매고 다닌 터라 많이 피곤했다보다.


원래 저렇게 보호장구 착용하고 동물 만지는 사람은 아닌데, 새 만진 손으로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아내의 [경고]에 수의사 복장으로 무장하고 새를 재우는 중

녀석을 재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도 잘 준비를 위해 목욕을 하고 침실로 들었다. (아까 목욕했는데, 아내가 또 씻으라 해서 또 씻었다.)


침실에 누웠는데, 아내가 잘 자질 못한다. 야행성인 녀석이 깼나 보다. 베란다에서 푸드덕 거리는 소리만으로도 아내는 질겁을 한다. 이중창을 닫고 커튼을 치고 "괜찮아. 확실히 못 나오게 해 놨어"라며 아내를 진정시킨다.


아내는 "확실하냐"라고 되물으며 나가서 다시 확인하고 오란다. "네에"하고 나가서 확인하니 소쩍새는 잘 있다. 다만 배고플 것 같아 곤충을 좀 잡아주고 싶었는데, 밤이 늦어 우선은 며칠 전 첫째가 잡은 [멋쟁이 딱정벌레]를 임시보호소에 넣어준다. 먹을지 모르겠다. 꽤 강력한 녀석인데.


우선은 임시보호소의 시건 상태를 잘 확인하고, 다시 목욕하고 잠을 청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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