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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 왈왈
단풍모기
철없는 녀석
by
아빠 민구
Nov 12. 2020
귓가에 윙-엥-잉-
"에이 설마"
서리에 단풍나무 붉은 잎이 모두 떨어져 마당을 붉게 덮었는데, 그런 날씨에 모기가 있을 리 없었다. 그냥 무시하고 잠들기를 한 시간여, 여기저기 벅벅 긁으며 버텼지만 아이들이 깨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아이들을 살펴보니 이노무 모기쉬퀴가 애들 손이며 얼굴이며 물어뜯어놨다. 너무 졸렸지만 휴대전화 후레시를 켜고 모기를 찾아 나선다.
집에 있는 모든 문을 닫고 격실을 만들어 한 칸씩 소탕 작전을 편다. 불을 모두 켜는 것보다는 불을 꺼놓고 후레시로 벽을 비춰가며 모기보다 큰 그림자를 만들면 모기를 찾기 쉬워진다. 손에는 탄력 있게 내리칠 수 있는 팜플릿을 쥐었다.
아이들 방에서 한 마리 찾았다. 애들 방 클리어. 나와 아이들이 다 물렸으니 멈추지 않고 다른 격실들을 수색한다. 또 한 마리 찾았다. 그리고 또. 침실 클리어. 그렇게 세 마리를 소탕했다. 팜플릿은 핏자국으로 얼룩졌다.
녀석들은 운 좋게 서릿발을 피해 우리 집으로 들어왔고, 운 나쁘게 나를 만났다. (왕년엔) 날아가는 잠자리도 손으로 잡던(진짜로) 민구네 집으로 온 건 그들에게 다행 중 불행이었다.
"단풍도 지는 판에 무슨 모기야, 아 진짜-"
손등을 벅벅 긁으며 모기를 잡으며 벽에 생긴 혈흔을 지우려는데 벽에 터져 묻은 붉은색 핏자국이 마치 단풍잎 같았다.
(
오)
우리 집에 들어온 건 모기, 그리고 모기가 가지고 온 단풍잎. 밖이 너무 추워 모기도, 단풍잎도 같이 들어왔나 보다.
모기도 잡았고 애들도 재웠고 핏자국도 지웠다. 임무 해제로 삽시간에 몰려온 졸음이 눈꺼풀을 잡아 내리는데 문득.
"아- 단풍, 모기. 단풍모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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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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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자 남편, 네 자녀의 아빠로서 이야기합니다. 현실에 대한 감당, 틀 없는 상상, 평범하지만 독창적 일상, 무엇보다 아내와 자식들에 대한 애틋한 감상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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