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개미 걸음이 빨라진 시간

개미들이 바쁜 이유

by 아빠 민구



아마 한 달쯤 전부터인가- 흙밭에 개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언 땅이 녹고 먹을 것들이 좀 보이는 시간이 되었나 보다- 싶었다.


오늘은 한 낮 최고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가니 개미들이 다가닥닥 도로독독 걸어 다닌다. 분명 뭔가 엄청 중요하고 바쁜 일이 있는 게 틀림없다.


물론 전적으로 개미들 입장에서



아이들이 커가고 아내 배가 가득 부르니 나도 다가닥닥 도로독독 움직인다. 무척 분주하고 숨 돌릴 틈 없는데, 나는 분명 중요하고 바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전적으로 내 입장에서



세상은 각자의 이유와 목적으로 언제나 바쁘게 돌아간다. 물론 각자의 입장에서 그렇다. 하지만 개미가 잠깐 허리를 펴고 바람에 땀을 식힌다고 해서 개미굴이 망해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여유를 즐길 필요는 있다.


개미가 흙덩이를 옮기다가 쉬고, 나는 부대 일과 육아일을 하다가 쉬고, 세상이 또 각자의 휴식을 챙긴다고 해서 지구가 잠깐 멈추는 건 아니니까.



창 밖으로 날씨가 죽인다. 파랗고 푸르고 반짝인다. 바람은 땀을 식히기에 적당한 리듬으로 불고. 태양은 좀 더울 법하면 기울어진다. 그늘진 벤치에 앉아 커피 한잔 하니 발아래서 다가닥닥 바쁘게 움직이는 개미들이 보인다.


왜 그렇게 바쁜지도 모른체 바쁜 개미는 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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