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로또가 맞지
시험 시험 시험
생각해보니 인생에 왜 이렇게 시험이 많은지. 시험문제지도 문제고- 인생에서 짊어지고 가야 할 다양한 고민들도 문제고- 내가 뭐 대단한 것들을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인데도 [시험]은 참 많이도, 자주도 찾아온다.
당연히 눈 앞에 시험들을 해결하는데 집중을 해야겠지만, 어떤 시험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인생의 큰 기류를 바꿔놓을 만한 주요한 시험이 아님에도 모든 노력과 집중을 기울이고 있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맥락을 짚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런 시험들은 끊임없이 내가 [앞]이 아니라 [발끝]의 현실을 보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신앙'과 '가족'과 '행복'같은 것일 텐데, 인생에 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쪽지시험 따위를 - 물론 얼마 전 치른 시험은 수십 장으로 된 문제지를 5시간에 거쳐 푸는 시험이었지만 - 보면서 정작 '중요한 것들'에 소홀하거나 무관심해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는 가령 눈 앞에 당첨된 '로또'를 놔두고 당장에 내일 시험에 나올 '예상문제'를 얻기 위해 분주한 아기새 같은 모습일 것이다. 혹은 몇 천 원, 몇만 원짜리 물건 살 때는 재고 따지면서 시간을 보내면서 정작 중요한 아파트 청약의 모집공고일을 놓쳐 수억 원이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는 달팽이 같은 모습일 것이다.
시험이라는 것을 자주 마주하게 되면, 인생을 더 효율 높게 열심히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족들하고 하하호호 웃기만 하면서 지내는 것도 좋지만, 매일매일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면 매일매일 시험 준비하는 노력들이 쌓여 결과적으로 큰 성과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렇게 살아왔다. 하지만, 어떤 시험이 중요하고 핵심에 닿아있는지를 판단하지 않고 단순히 내 책상에 얹어진 시험지를 바보처럼 잘 풀어나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그 수많은 선택들도 마찬가지이다. 그 선택들도 작게 보면 하나의 시험들이고 문제들이다.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매일매일의 선택이 모여 인생이 된다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래서 더욱이 무엇이 우리 삶의 본류에 더 가까운 시험이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시험, 혹은 크게 봤을 때 내 중심적인 가치관에 반하는 시험은 걷어차 버리거나 찢어버릴 수 있는 '주관'이 필요하다. 삶 앞에 놓인 모든 시험을 치르고 관 뚜껑 닫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그런 의미에서, 월요일에 있을 쪽지시험공부는 뒤로 미뤄두고 주말엔 아이들과 레고나 하고, 좋아하는 책도 읽어야겠다. 미루고 미루며 부담감만 만드는 전화영어도 그만둬야겠다. 골프 레슨에 못 간다는 부담도 내려놓고 레슨을 끊어버려야겠다. 아내가 희망하는 베란다-화장실 대청소나 해야겠다. 시간 나면 브런치에 글이나 하나 써야겠다.
벌써 아침이네. 안녕 나의 하루야? 우리 한 번 무엇이 중요한지 경중 완급을 따져서 중요한 시험과 선택부터 해결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