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브런치팀

不言直行

by 아빠 민구


안녕하십니까 브런치팀. 아빠 민구입니다.

내 할 말이 있어 글을 씁니다.


일 년 반쯤 전일까요, 아내는 저에게 '글을 써보는 건 어때'라며 제안을 합니다. 제게 특별한 재능이나 경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하고 주장하기를 좋아했던 저를 유심히 관찰해온 결과였겠죠.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썼습니다. 직업군인으로서, 아빠로서 가질 수 있는 몇 가지 조언들을 엮어보자- 라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는 쪼르르 달려와 말합니다.


'브런치'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글 만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이고 브런치에서는 작가들이 유입되고 일반인들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당시 저에게 '브런치'는 '듣도 보도 못한 사이트'였고, 홈 화면부터 뭔가 좀 지루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언제든 어떻게든 글을 쓸 수 있는 블로그에 비해 '작가 심사'라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거부감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알아보니 오히려 '작가 심사'라는 장벽을 통해 더 좋은 글들이 모일 수 있고- 그 안에서 더 좋은 글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책이 되고 작가가 되는 경우도 많다는 말에 한 달여간 블로그에 썼던 글을 가지고 작가를 신청했고 이내 통과했습니다.


내심, 밑천도 없고 글밥도 없는 제가 심사를 기다리고 있자 하니 밀수품을 들고 세관을 통과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당연히 통과에 따른 기쁨과 통쾌함도 배가되었죠.


그로부터 일 년 좀 넘는 기간 동안 열심히도 썼습니다. 부대 업무와 육아-가사 틈바구니 속에서 점심시간을 줄였고 잠을 쪼갰습니다. 어딜 가든 2만 원짜리 휴대용 키보드 하나 들고 다니며 애가 닳아 썼습니다.


그렇게 일 년이 좀 넘으니 삼백여 개의 글과 수 편의 매거진, 수 편의 브런치 북이 발행되었습니다. 여기 올린 글 중 하나는 '병영문학상'에도 당선되었고, '넷플릭스 스토리텔러'에도 선정되었습니다. 구독자는 800분을 넘어 900분을 향하고, 누적 조회수 백만을 직전에 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이제 저를 '작가'라고 부릅니다. 심지어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도 어찌 알았는지- "너 브런치에서 작가지?"라며 안부를 묻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고작 일 년 사이에 말입니다. 이러다 곧 책도 내고, 정말 작가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끔 바보 같은 미소도 삐져나옵니다


브런치는 저에게 즐거움과 기회입니다. 애가 넷이라 골프를 치러 다니지도, 회식을 가지도 못하지만 핸드폰만 꺼내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유일의 여가생활입니다.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도 하고 언젠간 책도 낼 수 있다니 한편으로는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브런치팀에게 감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브런치를 해보라고 추천합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잡으라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제가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저함 없이 '곧바로 행동한 것' 뿐이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갑자기 사자성어가 하나 떠오르네요.

不言直行(브런치행) : 말을 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행동함


인스타보다 브런치, 아침밥 거르고 브런치.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100만 조회수 넘게 얼른 메인에 글 하나만 띄워주세요.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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