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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민구 Nov 23. 2021

EP#00 아이들 잘 키워보기로 마음먹었어

평생의 멘토링이 될 '아빠'라는 책



"여보 나 아이들 정말 잘 키워보기로 마음먹었어."

나도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아내가 먼저 꺼냈습니다.


요즘 아이들 키우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쌍둥이들에 집중하다 보니 첫째 둘째에게 시기적절한 훈육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의 잘못을 각성시키고 있죠.


아이를 넷이나 키우는데, 우리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최소한 처음보다는 낫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다른 모든 부모와 같이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다는 열망은 있으나, 현실에서는 좌절하기를 반복합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특별히 저처럼 부족한 인간이 그렇게 하기란-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정말 좋은 부모가 되어 내 아이들을 빛이 나게 잘 키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듭니다. 말 이거 하나만큼은요. 어쩌면 기회는 다시없을지도 모르니까요.


아내는 이따금 불처럼 화내는 저에게 "여보 그러다 나중에 아이들이 여보 안 보면 어쩌려고" 라며 겁을 줍니다. 겁을 주는 게 아니라 사실이 그렇죠. 정말 이러다 아이들이 나를 찾지 않으면 어쩌죠-


물론,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그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이제는 좀 익숙해지고 다듬어졌다고 하더라도. 아직 부족한 인간이고, 미숙한 아빠입니다.


지금까지 첫째와 둘째에게 준 상처는 어떻게 돌이킬 수 있을까요. 돌이킬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 내가 부족한 아빠지만 이렇게 너희들을 사랑했다고 기록하면 되겠구나. 아이들이 자라나고 살아가며 힘들 때 한 번씩 들춰보며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면 되겠구나. 아이들의 따듯한 멘토가 되어 이야기하는 글이 되면 되겠구나. 그래 그런 글을 써보자."라는 생각이 머리채를 잡았습니다.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지를요. 어렸을 때 구슬치기하고 개구리나 잡으러 다니던 내가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니까요. 그러니 우리 아이들이 살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요.


렇다고 과거에 개구리나 잡던 제가 이 세상을 살아가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저의 장점과 약점을 잘 이용해나가며 현실에 최선을 다 할 뿐이죠. 우리 아이들도 아마 그렇게 되겠죠.


다만, 래서 생각해보니 현재의 아빠로서 미래의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준비는 아이들을 끊임없이 응원하며 스스로가 자신을 알 두 발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었습니다. 스스로 장점을 강화시고, 약점을 보완하면서 늘 새로운 현재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코딩이나 영어교육이 중요하겠습니까. 아니요. 저는 아이들의 평생에 위로해주고 토닥여줄 수 있는 멘토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부터 쓸 겁니다.


소중한 나의 아이들 하나하나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연구해서 아이들이 옆에 놓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아빠'라는 책을 쓸 겁니다. '아빠'라는 책이 되어 아이들을 반듯하게 세우고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줄 겁니다.


경제력도 안되면서 아이만 많이 낳아서 책임도 못지는 그런 무책임한 아빠가 되지 않을 겁니다. 독립할 때 아파트는 한 채씩은 못해줄지언정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수백만 명을 먹여 살리고, 어딘가에 꼭 필요한 그런 아이들로 키워볼 겁니다.




생각해보니, 다행스럽게도 제가 잘하는 것이 있네요. 사람 보는 겁니다. 어려서부터 가난 때문에 집에는 빚쟁이들이 찾아왔었고, 학교에서는 맞고 다니기도 하면서 눈치를 참 많이 봤었습니다. 군생활을 하면서부터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특별히 저에게 더 길러졌던 능력은 '사람 보는 눈'이었습니다.


아내는 첫인상으로 사람을 단정 짓지 말라고 하지만, 저는 어떤 사람의 표정이나 글만 봐도. 몇 분만 마주 앉아봐도 사람을 잘 이해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능력을 제 아이들 파악하고 훈육하는 데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군 생활하면서 수많은 병사들을 마주했는데,  많은 경우에 저는 슬펐습니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아픈

젊은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아니 모든 경우, 그런 마음이 아픈 청년들의 문제는 그들의 '어린 시절'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어린 시절'의 대부분은 '부모'와 연결되어 있었고요. 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제가 잘하는 저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글을 쓰면서 먼저는 저부터 똑바로 하자는 반성문으로서 활용할 것이고, 다음으로는 제 아이들의 크면서 언제라도 두고  수 있는 응원의 앨범이 될 것입니다. 제가 없어지더라도 말이죠.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거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구체적으로는 아이를 하나, 둘 키워나가는 부모들로부터 언젠가는 아이를 갖게 될 사람들에게 까지요. 을 반복하지 않도록 돕고 싶습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지금부터 언젠가 책으로 엮을 글들을 써나갈 겁니다. '어린 시절'에서 모든 매듭이 풀려 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해하고 분석하며 기록할 겁니다. 그리고 그런 글들이 당사자인 제 아이들에게는 인생의 멘토링이 될 수 있도록, 다른 분들에게는 아이를 키워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목표가 원대하니 최소한 매일을 반성하는 일기라도 되겠네요. 앞으로 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조언해 주실 독자분들의 회초리와 응원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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