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평생 솔로는 아니겠지
사랑을 막을 수 있을까.
언어도, 나이도, 국경도, 그 무엇도 우리의 사랑을 막을 수 없는가. 그렇다. 막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90년대부터 장기불황의 시대를 걸어오며 '초식남', '건어물녀'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고 일상에서도 금욕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고령화가 급가속되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이미 만연한 현상인데, 사회 불안정이나 경제적 문제가 연애, 결혼,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일반적인 수준의 경제 불황이나 물가상승, 취업난 등이 미치는 파급효과와 판데믹 루틴이 보여주는 미래와는 차원이 다르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어딜 가든 단절되어있는 상황에서 경제는 장기침체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고 의료와 보건, 생존, 환경의 문제들이 매일같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다른 편에서 따로 소개하겠지만 지금과는 또 다른 사회적 신분(계급)이 생겨나서 많은 수의 사람들은 피라미드의 하층부를 구성할 것이다.
나야 뭐, 이미 낳아놓은 두 아들 최대한 잘 길러내면 되겠지만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이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연애를 할 수 있을까. 결혼하고 자녀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사랑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최근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몇 년 전 개봉했던 그녀(Her)라는 영화를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인데, 그것조차도 가능하다고 본다. 사람이 차단되어있고 현실에서 좌절감을 느낀다면 그 감정을 공유하거나 배출하거나 해소할 어떤 대상이 반드시 필요한데, 혹자는 반려동물로, 혹자는 술로, 혹자는 다른 어떤 새로운 출구로 변화를 시도할 것이다.
수도승이 아니고서야 완전히 무감각해지고 무력해져서 그냥 돌처럼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겠는가. 어쩌면 훗날에는 진짜 사람과 만나서 연애하고 접촉하고 사랑을 나누고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이 정말 소수자, 사회적 약자, 희귀한 사람, '육식남' 등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경제적 위기는 물론이고 건강과 안전의 위협, 사회적 문화, 정부의 대책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의 사랑을 막을 수 있다. 사랑에 조건이 더 붙고 또 그 막지 못할 '미친 사랑'의 고난의 길을 가는 이들이 있겠지만 더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두려움과 어려움 속에서 사랑의 개념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