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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영준 Aug 13. 2024

프롤로그: 한참을 뛰어오기만 한 당신에게

당신의 힘든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출근길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는 그들의 힘든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일상에서 접하는 이들과의 대화로 그들의 고단한 삶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무슨 초능력을 가진 도사라서가 아니다.     

내가 겪어봐서 그렇다. 그리고 인간의 삶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오십보백보라는 보편적 깨달음에서 그런 생각이 든다.    

 

모두가 행복을 원한다.     

그런데 행복은 참 묘한 놈이다. 가질수록 더 가지려고 한다. 우리는 어렸을 적 밥만 잘 먹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쌀밥에 고깃국에, 자동차, 아파트, 외국 여행….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지금 우리 마음은 더 허전하고 더 강퍅해졌으며, 갖고 싶은 것은 더 많아졌다.     

성취도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 누구나 일등을 원한다.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적에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 졸업 후 좋은 직장, 남부럽지 않은 결혼, 남보다 빠른 승진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이후 삶은 어떤가. 찾아오는 허전과 허탈감을 피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삶은 여전히 배고프다. 결국 오랜 경쟁 생활 속에서 누적된 피로, 상처, 트라우마, 비뚤어진 심신의 습관은 나이와 함께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며 혹독한 대가를 요구한다.     


뭘 더 가지고, 더 높이 올라가고, 더 이룬다고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은 아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평범한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한국 사회에서는 극소수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외적 환경’이 아니라 ‘지금 내 마음가짐’이라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이는 경쟁에서 뒤지거나 탈락했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거나 의미 없는 삶이라고 체념하거나 우울하게 지내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체념이나 타협, 합리화, 궤변이 아니다. 본래 인생이 그렇다. 이 사실을 나는 공짜로 깨달은 것이 아니다. 우울증이라는 음습하고 컴컴하며, 때로 위험한 터널을 통과하고서였다. 그 터널을 나와서 비로소 일상의 햇볕과 푸른 하늘이 참으로 아름답고, 대기의 공기와 바람이 얼마나 신선한지를 실감했다.  

   

우울증은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마음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병이다. 그 마음에 의미를 부여하며 ‘왜(why)’를 따지다 생긴 병이다. 그 산만한 마음을 잡겠다고 욕망이라는 허상의 무지개를     

그리며 좇다 생긴 병이다.  

   

사람의 마음이나 삶은 호수와 같아 잔잔하다가도 출렁거리고, 때로는 폭풍우가 내리쳐 엉망이 되다가도, 다시 잔잔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면…, 그 변덕스런 상황을 잘 헤쳐나가는 것이 인생의 여정이란 사실을 체득하고 있다면….     


마음이 어려운 당신에게 이 글을 전하고 싶다. 나도 이런 저런 아픈 경험을 한 입장에서 솔직한 내 얘기가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나도 당신만큼이나, 아니 때로 당신보다 훨씬 더 미련하고 약하고 방황하면서 살아봤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이 힘들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제발 ‘나는 안 돼’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내가 지옥 같은 마음 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그냥 흘려보내라. 그런 생각을 아예 꺼버릴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물론 힘든 줄 안다. 그러나 ‘행동’ 자체보다 행동을 ‘한번 해보겠다’는 마음 자세가 더 중요하다. 그것이 곧 용기며 극복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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