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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디쌤 조명국 Jun 03. 2016

[써먹는 심리학 18편] 미.루.지 마!

새해 계획 세우신 것 실행하고 계신지요?

저는 사실 새해 계획을 잘 안 세웁니다. 제 성격은 조금 청개구리 같은 면이 있어서, 가끔 남들이 다 하는 일을 안 하기도 하고, 다 안 할 때 그 일(퇴사, 글쓰기)을 하기도 합니다. 새해가 되면 '~~ 이러 한 계획을 세워야지'라고 다들 생각할 때, 전 흘러가는 대로 큰 방향만 잡고 살면 되겠지 하고 생각합니다.

새해 계획은 큰 계획에 속하고, 일상 속에서 세우는 작은 계획들도 많지요. 예를 들면 '집이 더러워지기 전에 방청소를 하자'가 될 수 있겠죠. 저는 이러한 작은 목표도 때로는 미루고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은 '실행'에 도움이 되는 '구현 의도'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해하자

구현 의도 (implementation intention)

구현 의도는 Gollwitzer에 의해 제안되었으며, 특정한 결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의도와 달리,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미리 정해 놓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도식화하면

출처 : Signul: Simplify your digital life

IFTTT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 한다면(~의 경우)(A), ~ 하겠다(B) (If A then B)

구현 의도가 작동하는 방식은 A라는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대신(의식을 사용하는 대신) 곧바로 어떤 행동을 취하도록(무의식적으로) 하는 데 있습니다. 실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운동 참여 촉진 실험

2002년 'British Journal of Health Psychology'에 실린 "Combining motivational and volitional interventions to promote exercise participation:Protection motivation theory and implementation intentions"에서는 구현 의도를 미리 정해 놓는 것의 효과를 보여주는 실험을 소개하였습니다.

1. 다음 한 주 동안 운동 참여를 촉진하는 것과 관련한 간단한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실험의 피험자를 셋으로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2. 통제 그룹(Contorl)은 연구자로부터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3. 실험 그룹 1(Expt 1)은 운동과 심혈관 건강과의 관계를 다룬 교육자료를 받았습니다.

4. 실험 그룹 2(Expt 2)는 "구현 의도"를 진술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구현 의도는 아래와 같은 형태의 문장을 채우는 것으로 진술되었습니다.

"다음 주 중 _____(하루 혹은 며칠) 간 _____(몇 시에)에 ____에서(장소) 적어도 20분 동안 격렬한 운동을 할 것이다."

5. 결과는 "구현 의도"를 문장을 채워서 진술한 실험 그룹 2가 가장 높은 비율로(91%) 운동을 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운동 말고도 '크리스마스 휴가 동안 보고서를 쓰는 과제', '인공 관절 교체 수술을 받은 노인이 재활 운동을 하는지 여부' 등에서도 '구현 의도'를 미리 정해 놓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 비율로 과제를 완수했음을 보여줍니다.

왜?

늘 왜를 이해하는 것이 이 행동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구현 의도'를 미리 정해놓는 것이 왜 효과가 있는지 알아봅니다.

구현 의도를 제안한 Gollwitzer는 '목표 의도'가 매우 구체적이라고 해도, 대개는 실패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약 ~ 한다면, ~할 것이다'는 성공하는데, 이는 결정적인 상황적 신호(A)는 중요한 목표 지향적 반응(B)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만약 Y라는 상황에 마주치면, 바로 목표와 관련된 반응인 Z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Gollwitzer는 목표 의도와 구현 의도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목표 의도 ('나는 결과를 성취하고 싶다!')는 행동의 조절 주체가 '나'라고 합니다. 즉, 하향식(나-> 행위)이 되어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반대로 구현 의도는 행동을 조절하는 것은 '상황'입니다. 즉, 상향식(상황->행위)이 되어서 의식적인 노력이 들어가지 않다는 것(다시 말해, 무의식적으로 행동)입니다.

쉽게 설명하기

제 관점에서 쉽게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면 우리는 머릿속으로 어떤 목표를 상기합니다. '운동해야지' 초반 몇 번은 운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 때문에 그 목표를 달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운동할 때마다, 언제, 얼마나, 어떻게, 어디에서 할지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런 것들을 정해 놓지 않았기에 의식적으로 거쳐야 할 생각들이 많은 것이죠. 인간은 인지적으로 에너지를 쓰기를 본능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인지적인 노력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지게 됩니다.

"에이 나중에 하지 뭐"

이 얼마나 단순하고 완벽하고 에너지를 아끼는 생각인가요?

저 생각을 하는 순간, 하고 싶은 일로 바로 넘어가고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구현 의도는 순간순간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써야 하는 노력을 없애는 데 핵심이 있습니다. '미리 완벽하게 한 번 생각하기'를 통해 더 이상 에너지를 쓰지 않고 특정 상황에서 정해 놓은 행위가 나오게 되는 것이죠.

이때의 사고 과정은

"A네? B 하자"

이 얼마나 단순하고 완벽하고 에너지를 아끼는 생각인가요? 2

써먹자

위에 이야기한 실험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실험 그룹 2에 비해 1은 운동을 했다고 하는 비율이 적지만, 굳이 무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즉, 운동을 왜 해야 하는지도 이해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운동은 좋으니, 운동을 해야지 보다는, 나에게 이 운동이 어떤 의미를 갖고 왜 필요한지 스스로 확신한 후에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에 더해 우리가 알아본 구현 의도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그 계획이 만약 잘 실행되지 않는다면 혹은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언제 그리고 얼마만큼, 어떻게, 어디에서 할 것인지 '써'보기 바랍니다.

머릿속으로는

"목표닷! -> IFTTT ->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만큼? -> 쓰자"

질문하자

목표했던 바를 왜 달성하지 못 하셨나요?

참고문헌

박주용. "문제 해결" 학지사, 2016, 203-204.

Stephen J. Meyer ,「Your New Year's Resolutions Will Fail (Again) - Unless You Do This」,『Forbes』,2014.11.18 (http://www.forbes.com/sites/stevemeyer/2014/11/18/your-new-years-resolutions-will-fail-again-unless-you-do-this/#72569f9315fa).

Sarah Milne, Sheina Orbell, Paschal Sheeran, (2002). Combining motivational and volitionalinterventions to promote exercise participation:Protection motivation theory andimplementation intentions, British Journal of Health Psychology, 7, 163–184.

Gollwitzer, P. M, (2014). Weakness of the will: Is a quick fix possible?, Peter M. , Motivation and Emotion, 38(3), 305-322.

Gollwitzer, P. M., & Brandstatter, V. (1997). Implemenation intentions and effective goal pursuit.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3(1), 186.

Orbell, S., & Sheeran, P. (200) Motivational and volitional processes in action initiation: A field study of the role of implementation intentions 1. Journal of Applied Social Psychology, 30(4), 780-797.

IFTTT 출처 : https://www.indiegogo.com/projects/signul-simplify-your-digital-life#/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당신,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때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선택을 앞두고 불안한 감정이 드는 것은 이 선택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입니다. 답은 당신에게 있습니다. 그걸 끌어내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제 상담은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내담자의 정보를 끌어내고,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 그 사람의 욕구와 욕망을 알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내담자는 제 질문에 대답하면서 그 내용을 마인드맵 형식으로 채워 나가고 이를 통해 자신이 알지 못했던 혹은, 자신이 알고 있었지만 정리되지 않았던 모습들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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