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부정하라
제가 자존감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육과정에서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자존감이 떨어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90% 이상)
보통 부모님이 준 잘못된 가치관을 억지로 자신의 삶에 적용하며 살다가, 그 가치관에 스스로가 맞지 않아서, 스스로가 가치 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고 살면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그런 케이스들 중, 제가 자존감 상담을 하면서 가장 힘들고 안타깝고, 어려운 케이스는 부모님이 나르시시스트인 경우입니다.
오늘은 나르시시스트 부모님의 특징과 가져야 할 마인드셋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르시시스트 부모님의 경우 특징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자식이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도 인정·칭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 자식을 오랫동안 무시하고 멸시한다. (작은 잘못에도 크게 비난한다.)
- 힘들어도 절대로 자식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문제 발생 시 오히려 자식 탓을 한다.
- 자신의 희생을 크게 인식한다.
- 자신의 잘못은 축소하거나 잊어버리거나 부정한다.
- 끊임없이 자식에게 요구한다. (금전과 관심)
- 자식에게 지원과 도움을 받아도 감사함을 표현하지 않는다.
- 주위의 시선에 매우 신경 쓴다.
- 부모님 주위에 믿고 신뢰할 관계는 별로 없다.
- (종교가 있다면) 종교 활동에 깊게 매진하며, 종교의 교리를 제멋대로 가져와 자식을 비난한다.
- 자식의 의견을 무시하며, 자식의 인생계획까지 세워 놓는 경우가 있다.
저는 자존감 상담을 하면서 이런 부모님을 둔 분들을 꽤 봐 왔고, 그들의 특징은 신기하리만큼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던 자식들은 하나 같이 낮은 자존감으로 힘겨운 삶을 살고 있었지요.
우리가 가진 초기 자존감 즉, 나는 가치가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인식은 기본적으로 부모님의 양육태도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 부모님에 의해서 자랐을 경우엔,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가치 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움받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가 충분히 괜찮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만약 위의 리스트에 해당되는 모습을 가진 부모님에게서 자랐다면, 이 말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모든 판단'을 부정하세요.
특히, 자신의 능력, 가치, 성격 등에 대한 모든 평가는 100%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잘 해냈어도, 무시당하거나, 그나마 듣는 표현이라곤 운이 좋았다거나,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는 평가만 들었을 것입니다. 또한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다거나,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평가도 많이 들었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 표현들을 크고 작게 받아들이고 내면화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들은 제대로 된 객관적인 평가가 아닙니다. 부모님이 오랫동안 여러분을 키웠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들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나르시시스트 부모님은 스스로의 그 특성으로 인해, 자식인 여러분들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판단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평가를 한 것이므로 신뢰할 수 없습니다.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자기 외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공격하고 시기한다 생각하며, 자신이 남들을 위해 희생한 사람이자 뛰어나고 잘났다는 인식에만 집중하여, 타인에 대해서 그것이 자식이라도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그저 통제해야 할 그리고 나를 위해 힘써야 할 미숙한 존재로 볼뿐이지요.
따라서 여러분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여러분의 부모님이 오랫동안 여러분들에 대해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평가했다 하더라도, 그 말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을 것입니다. 주 양육자가 한 여러분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지나치게 오랫동안 깊은 수준으로 이어져 왔을 테니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를 키워주는 사람이 하는 평가를 온전히 다 무시하라고 하는 것이 말만 쉽지 실제로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평가와 달리 내 주위에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의 평가를 살펴보세요. 혹시 부모님이 말한 것과 너무 다르지는 않나요?
부모님에게는 전혀 듣지 못한 칭찬과 인정의 표현을 주위 사람들에게 들어보지는 않았나요?
여러분의 연인이 해주는 좋은 말들을 거의 처음 들어보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이는 여러분이 그동안 잘못된 평가를 오랫동안 받아왔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여러분은 부모님을 떠나 다시 자신을 재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여러분이 정말 문제가 많고 부족한 존재라면, 왜 부모가 아닌 주위 사람들은 여러분들을 향해 좋은 평가를 내릴까요? (만약 상대가 나를 위해 그냥 해주는 말이라 여긴다면) 나란 사람에게 잘 보여서 뭘 얻을 수 있는데요?
여러분의 삶에서 누군가가 계속 여러분을 못나다고 하루가 멀다 하게 이야기한다면, 여러분은 듣고 싶지 않아도 그 평가를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은 못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괜찮다고 하면, 평가를 유보하겠지요.
끝으로, 계속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이 물리적으로 부모님과 떨어져야만,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늘 매 순간 내리는 사람을 떠나지 않고서는 여러분은 스스로를 방어해 내기가 힘듭니다.
특히 그 사람이 나르시시스트인 부모님이라면, 더더욱 방어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들에겐 가스라이팅은 일상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마인드셋을 뚝딱 고친다고 그들의 말을 그 순간부터 받아들이지 않을 수는 없을 거고요.
여기서 이 물리적이라 함은, 부모님과의 교류를 온전히 끊는 것을 말합니다. 사는 곳은 물론 멀어져야 하고, 연락을 줄이거나 차단하며, 금전관계도 정리해야 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물론 영. 원. 히 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단적으로, 여러분이 부모님과 교류하는 시간만큼 여러분의 자존감이 떨어지는 시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물리적으로 충분히 독립했다면, 이제 정서적으로 독립해야 하며, 이 정서적 독립이라 함은 '부모님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를 사랑할 수 없는 존재'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여러분은 자신이 노력하면 부모님으로부터 따뜻한 애정의 한마디를 들을 수 있을 거라 믿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님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심리적인 문제는 스스로가 문제가 있다고 여길 때여야만 바뀔 수 있는 문제이지만, 슬프게도 부모님은 이미 나이와 함께 마음이 굳어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가치 있게 봐줄 사람들로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워야 합니다. 친구와 애인이 그 자리를 100%는 아니겠지만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그때서야 여러분은 스스로가 정말 어떤 사람이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스스로가 꽤 괜찮은 사람임을 알게 될 거예요. 이는 곧 자존감 높은 충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리.
나르시시스트 부모를 두었다면, 그들의 모든 평가를 무시하고,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다시 자신에 대해 평가와 판단을 시작하세요.
나르시시스트 부모님에 의해 자존감이 떨어지는 삶을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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