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에어매트 사고가 남긴 것

by 게츠비
지난 2월 24일, 경기도 부천시 한 호텔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이 치솟고, 검은 연기가 건물을 뒤덮었다. 창문 밖으로 매달린 사람들은 구조를 기다리며 절박한 눈빛을 보냈다. 소방당국이 긴급히 에어매트를 전개했고, 남녀 두 명이 차례로 뛰어내렸다.

하지만 참사가 벌어졌다.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 가장자리에 착지하면서 매트가 뒤집혔다. 그 직후 떨어진 남성은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에어매트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3년 차 소방공무원으로서, 이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훈련 중에도 수없이 상상했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이 되어버릴 줄은 몰랐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소방에서는 에어매트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개하는 훈련"은 철저히 한다.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 있었다.


1. 뛰어내리는 훈련은 하지 않는다.
2. 착지 통제 훈련도 없다.


왜? 위험하기 때문이다.


에어매트 전개는 곧잘 해왔지만, 정작 뛰어내리는 훈련을 한 소방관은 거의 없다. 놀이기구로 비유해보자.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놀이기구이다. 떨어지는 목표 지점은 가로 4.5m × 세로 7.5m 크기의 에어매트.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뛰어내릴 수 있는가?"


아마 대부분 망설일 것이다. 하지만 화재 현장에서는 선택지가 없다. 또, 그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도 뛰어내리지 않았던 에어매트를 일반 시민들은 뛰어내릴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결국, 이번 사고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예견된 문제였다.



소방당국, 무엇이 부족했나?


"위험하니까 훈련을 안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내려야 했다. 그리고 소방관들은 뛰어내리는 법을 몰랐고, 뛰어내리라고 지시하는 것도 망설였다. 또, 착지 통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훈련한 경험이 없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겹쳐 준비되지 않은 구조가 이루어졌고, 결국 7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화재로 이어졌다.



하지만, 소방관도 하나의 생명이기에, 위험한 훈련을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훈련 중 사망한다면? 훈련 방식의 위험성이 언론으로 드러날 것이고, 훈련을 지시한 책임자가 처벌되며, 훈련은 중단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현실적인 대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라면, 부천 호텔 화재와 같은 참사는 반드시 또다시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으로?


문제 발생 이후에는 늘 대책을 세운다. 사전 훈련이 부족했기에, 사후 훈련으로 급급히 대책을 세우지만, 조금 더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소방관들이 직접 뛰어내리지 않아도,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고층 탈출 훈련을 할 수 있다. 실제 착지 시 어떤 방식으로 몸을 움직여야 하는지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VR을 활용한 구조 훈련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가상훈련으로는 생생한 현장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기에는 부족하다. 높은 곳에서의 두려움과 떨어질 때의 생생한 느낌까지 구현하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에어매트 또한 여러 명이 동시에 뛰어내려도 안전한 구조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나마, 현실적으로 착지 통제 훈련이나, 고층 대피용 로프 시스템, 자동 하강 장치 등 추가 대피 장비 개발로 대책을 세워볼 수는 있겠다.


이번 화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구조 시스템이 만든 비극이다.


에어매트를 다시 점검하고, 실질적인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소방관과 시민 모두를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더 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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