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은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는가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은 어떻게 작동할까? 우리는 매 순간 합리적 판단을 내린다고 믿지만, 실제로 많은 행동과 선택은 우리의 통제 밖에서 이루어진다. 나는 얼마전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지배하는가』라는 책을 읽으며, 인간의 죄성과 본능이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 책은 신경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인간의 행동이 뇌의 특정 부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범죄자의 뇌 구조를 연구한 결과, 특정 부위의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공격성과 충동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논리는 인간의 도덕성과 의지가 단순한 신경학적 작용일 뿐이라는 결론을 암시한다. 만약 우리의 본성이 단지 신경 작용의 산물이라면, 죄란 무엇이며, 인간의 자유의지는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발견은 종교적 세계관에 커다란 도전 과제가 된다. 전통적인 기독교적 관점에서 죄는 인간의 타락한 본성에서 비롯되며, 신의 은혜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다. 하지만 신경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죄는 단순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소의 조합에서 비롯된 결과일 뿐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죄를 도덕적 관점이 아닌, 의학적 관점에서 다루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여전히 인간이 신경 작용 이상의 존재라고 믿고 싶다. 책에서는 인간을 기계에 비유하며, 여러 부품들이 조립되어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처럼 뇌의 여러 부분이 조화를 이루어 ‘나’라는 개체를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이 단순한 신경망의 집합체라면, 우리는 어떻게 사랑을 경험하고, 예술을 창조하며, 신을 찾으려 하는가?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 존재한다.
나는 이 문제를 종교와 과학의 대립으로만 바라보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과학이 종교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신을 이해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예를 들자면, 극동방송에서 아침마다 들었던 한 신학자의 강의가 떠오른다. 그는 물리학과 생물학을 통해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했다. 그의 논리는 흥미로웠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적 증거만으로 신을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잔다르크와 같은 인물들이 신의 음성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은, 측두엽 간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종교 지도자들 중 일부는 신경학적 질환을 앓았다는 연구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영적 체험은 단순한 뇌 신호의 오류였을까?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단순한 신경학적 현상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그들이 남긴 흔적이 너무나도 강력하다.
결국, 이 문제는 신념의 문제로 귀결된다. 과학은 점점 더 인간의 정신과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초월적인 것을 갈망한다. 종교는 과학으로 완전히 해체될 수 없는 인간 경험의 일부이며, 과학 역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절대적인 도구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두 세계관이 서로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며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나는 책을 읽고, 과학과 종교의 경계를 허물고, 이 두 가지 관점이 어떻게 인간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앞으로도 상충된 두 시각을 통해 균형을 잡아가며, 이 끝없는 질문의 종착지를 향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