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서를 작성하다 보면, 다양한 전략들을 녹여내야 할 때가 많지만, 전략을 설계하기 전에 내가 가진 무기가 무엇이지 찾아보고, 레퍼런스를 잘 정리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쨌든 정부지원사업에 도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평가라는 요소를 두고 심사를 받습니다. 지난 8년 간 정부지원사업 관련 일을 하다 보니 가장 좋은 맥락 구성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아이템 + 학력 (전공) + 경력 (레퍼런스) + 경험 (업과 관련된)
예를 들어,
아이템 분야 = IT
아이템 = xx플랫폼
이라고 해볼게요.
여러분들이 심사위원이라면 어떤 질문을 하시겠어요?
"개발은 직접 하시나요? 팀에서 하시나요? 외주인가요?"
"플랫폼의 생존율이 낮은데, 어떤 경쟁력이 있나요?"
"유사 플랫폼과의 차별화 요소가 있나요?"
위 3가지 질문에 답변을 한다고 해보면 2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1) 개발은 직접 하고, 경쟁력은 고객/시장검증으로 test 한 결과 3,0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유사 서비스와의 경쟁력을 찾기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성을 검토하였고, 2가지의 차별요소로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시장 우위를 하려고 합니다.
(2) 개발은 내부에 개발자가 없어서, 정부지원금으로 외주용역을 할 예정이고, 저희 플랫폼은 타 서비스와 다르게 xx 기능들이 더 있어서 유저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 글을 보고, 당연히 (1) 번처럼 답변할 거라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2) 번이 대부분이다. 가끔 심사를 하기도 하는데, PT를 들을 때보다, 질의응답을 통해 그 사람의 진가, 즉 무기가 무엇인지 끌어내는 경우가 더 많다. 짧은 시간 몇 가지 질문만으로도 그 사람의 강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표현을 못하거나 서툴게 표현했을 뿐이죠.
곰곰이 생각해보시면, 내 무기들이 어떤 게 있는지 생각나실 겁니다. 그 생각들을 내 아이템, 사업전략에 어떻게 녹여낼지 깊이 고민해보셔야 해요. 무작정 사업계획서 작성을 시작하지 마시고, 무기들을 펼쳐놓고, 각 항목별로 어떻게 배치하고 작성할 것인지 기획을 해야 합니다.
창업자의 무기 찾는 방법
(1) 학력과 아이템과의 연계성을 찾아라
쉽게 말해, 전공과 아이템 분야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고 볼 때, 제조 아이템보다 IT서비스를 창업아이템으로 선정하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하고, 심사위원에게 어필하기도 좋습니다. 수도권대와 지방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전공을 어떻게 어느 정도 아이템 개발에 쏟을 것인지를 명확하게 도출해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2) 경력과 아이템과의 연결성을 찾아라
필자는 학력보다 경력이 더 어필하기 좋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중요한 건 지금의 경력과 아이템과의 상관관계를 잘 살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정비업에서 5년 정도의 경력이 있다면, 크게는 자동차 정비라는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겠고, 더 세부적으로는 정비업에서 실제 정비를 했는지, 또는 시스템 관리를 했는지에 따라 제조업, IT, 교육 등등 사업모델을 추려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막연하게 아이디어로 시작해도 성공한 케이스도 있습니다만, 지금 이 글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될 수 있을지를 깊이 있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기에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라면 더욱이 명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해주셨으면 합니다.
(3) 시장에서 발로 뛴 결과물을 찾아라
학력과 경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업자 본인 그 자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나 땀 흘리며 시장에서 고객을 만나는지에 대한 결과물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컨설팅을 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사업계획서 구성의 50% 이상이 갑자기 떠올려낸 막연한 목표를 작성한 자료를 보게 됩니다. 앞으로 자금만 받게 되면, 개발뿐만 아니라 사업도 잘 될 거라고 자신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사업에 자신감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막연한 자신감은 오히려 정부지원사업에서는 독입니다. 작더라도 시장에 진입해서 고객들의 반응과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견, 결과를 토대로 미래 그림을 그리는데 오히려 낫습니다.
명분
정부지원사업용 사업계획서는 "명분"을 잘 찾아서 작성해야 합니다. 창업의 이유, 개발의 이유를 보다 객관적이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자료인 셈인 거죠. 아이템의 기술이 좋다고 하면, 특허출원을 해주시고요. 앞으로 시장성이 좋다고 판단되면, 관련 통계(연평균 성장률, 연평균 시장규모)를 꼼꼼하게 분석해서 제시하시면 됩니다.
다시 말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최대한 객관화시켜서 작성을 해주셔야 합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쓸 때마다 설득력이 있는지 몇 번이고 썼다 지웠다 해가면서 사업계획서를 써 내려가야 합니다.
여러분,
본격적인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전에 과연 나는 어떤 무기들이 있는지 찬찬히 살펴주세요. 생각보다 강력한 무기들이 있을 겁니다. 그 무기들에 살을 붙이고 디자인하면 썩 괜찮은 사업계획서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이것만 기억해주세요!
"사업계획서는 단순히 내 생각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내 생각에 객관화 된 데이터와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다. 그래야 숨쉬는 사업계획서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럼 두번째 연재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