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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명훈 Jun 28. 2020

저는 아직 출시도 안 했는데, 차별성이 있을까요...?

아마도 스타트업을 하면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있을거다. 예비창업자 단계에는 창업 관련 기관에서 멘토 매칭을 통해 멘토링을 진행할 때 자주 듣는 말이 있는데 필자 역시도 많이 들어봤었고 해보기도 했었다. 그말은 다름아닌.


"뭐가 달라요?"


"비슷한 거 많은데... 뭐가 달라요?"


"그래서... 뭐가 달라요?"


이런 말들을 들으면 진짜 부글부글 할 거다. 필자도 그랬었으니까. 지금 하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에도 강사/멘토로 활동하시는 분들 역시 그런 거 많다며, 어려울 거라 했었고, 폭풍 조언도 들었었다.


결국 이런 이야기가 왜 나오냐면...

지금은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렇다.

물론, 성과를 하나씩 보여주니 오히려 뭐가 다르냐는 말 대신 협업 제안을 하더라.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보여줄 게 진짜 없는 건지.

아니면 보여줄 수 있는 게 있는데 못 찾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뭐가 다르냐는 말을 들으면 순간 욱해서 경쟁 서비스와 다른 점들을 막 이야기하기가 일쑤인데, 상대방의 표정을 잘 보면, "그래서 뭐?"라는 표정을 읽을 수 있다.


그래도 억울해 말아야 한다. 아이디어로 시작한다는 것은 혁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고나 조언을 하는 사람보다 높으니, 겸허하게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개척하면 된다. 이 맛에 스타트업 하는거다.





아이디어 단계에는 당연히 돈도 없고, 자금도 없고, 팀원도 없을 거다. 그렇다고 기술이라도 뛰어나냐. 아니다. 기술력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정부지원자금 받아서 개발한다는 스타트업이 70% 이상이다.


매번 뻔한 스토리.

앱 개발 투여하면 지분 주겠다, 매출 나면 수익쉐어하겠다, 스톡옵션 주겠다, 정부자금 받게 되면 인건비 주겠다 등등


물론, 좋은 정책이고 제안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눈 앞에 그려지는 것이 없으니 앞이 캄캄한 거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없는데 차별성을 찾고 싶으면, 내가 꿈꾸는 혁신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A4용지 꺼내놓고 쭉 한번 적어봐야 한다. 그리고 업무를 나눠서 빠르게 판단하고 실행에 옮겨라.


무엇이 중요하고 긴급한 일인지, 그 일이 지금 당장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아니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추후에라도 도움이 될 일인지, 그것도 아니면 도움이 안 되는 일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누군가의 제안을 받았을 때, 뭔가 된 것 같고, 곧 뭐라도 될 것 같지만 손에 잡힐 때까지 잡은 게 아니니, 절대 쉽게 판단하고 마음 놓아서는 안된다.






다시 돌아가서.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결국 누군가로부터 "그래서 뭐가 다른데?"라는 말을 듣는 게 싫다면, 지금 당장의 차별성을 억지도 찾기보다, 창업자 본인 스스로의 경쟁력과 업의 확신에 투자해라. 누가 당신에게 투자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가 본인에게 투자하는 것으로 자신감과 혁신할 수 있는 마인드를 철저하게 무장하기를 바란다.


뭐가 다른데?라는 말 따위에 흔들리고, 불안해한다면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수십수백 개인데 어찌 넘을지 보는 사람이 더 답답하니, 그저 묵묵하게 본인의 갈 길을 갔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대표님, 저는 차별성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떡하죠?라고 계속해서 시무룩한 목소리로 묻는다면, 고객 검증부터 다시 출발하라고 말하고 싶다. 보통 차별성 이야기를 할 때, 기술력만 이야기하는 사람보다 시장에서 고객 검증을 한 사람들은 그리 시무룩하지 않고, 오히려 준비단계지만 당당하게 서비스로 세상을 바꿀 혁신을 이야기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신무장과 고객 검증을 통해 알게 된 혁신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기능 1~2개 많다고 이야기하지 말고, 내가 1~2명이라도 더 만난 고객의 이야기를 하는 편이 더 낫다. 혁신은 고객이 받아들임으로부터 시작되니까.


고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되,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마인드를 무장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차별성을 만드는 첫 단추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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