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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nim Jun 20. 2022

space T에는 어떤 콘텐츠가 들어갈까?

공공도서관 속 12-16세 트윈세대 공간, space T 콘텐츠 이야기

도서문화재단 씨앗space T 사업은 트윈세대 (12-16세)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탐색하며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넓혀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도서관에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space T의 콘텐츠는 트윈세대들이 책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을 탐색할 수 있는 경험의 재료가 됩니다. space T에 어떤 콘텐츠가 들어가는지 구체적으로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해, 도서관 속 청소년 공간에 표현, 창작, 작업의 경험을 촉진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야기를 전합니다.


"도서관을 열었는데 아이들이  오질 않아요."
"몇몇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 정도..?"
"도서관에 와도 휴대폰만 하는  같고.."
"혹은 시험기간에 와서 공부만 하는  같아요"

"책 외에도 다양한, 트윈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가 궁금해요"

4번째 space T, 스페이스 이도의 모습. 이도에서는 트윈세대 누구나 원하는 대로 창작도 하고
노래를 듣거나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보드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물론 책도 읽는다.


space T의 4가지 핵심 경험, 그 경험의 재료가 되는 콘텐츠


space T 콘텐츠는 space T에서 지향하는 4개의 핵심 경험을 균형 있게 촉진하고자 기획, 설계, 운영됩니다. space T에서는 트윈세대가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학교/학원 친구들을 만나 취향을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space T에서 처음 만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합니다. 또는 평소에 보지 않던 새로운 콘텐츠를 보거나 만나기 어려웠던 어른들을 만나 세상을 넓혀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 자주 하지 못했던 창작 활동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4가지 경험 - 쉼, 만남/소통, 탐색/탐험, 표현/창작의 경험을 트윈세대 누구나 스스로 원할 때 언제든지 선택해서 시도할 수 있도록, 균형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처: 도서문화재단 씨앗


트윈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는 트윈세대에게 답이 있습니다. 그래서 space T 모든 콘텐츠의 시작과 끝에는 트윈세대가 있습니다. 트윈세대의 관심사에서 시작해서, 트윈세대의 반응을 관찰하고 회고하면서 다음 콘텐츠를 기획합니다. space T 콘텐츠의 특성은 크게 3가지인데 각각의 특징은 트윈세대의 특성에 기반합니다.



첫번째. 낯선 경험으로 유도하는 콘텐츠


왜 낯선 경험일까요? 


트윈세대가 낯선 경험, 아직 해보지 않은 경험, 처음 해보는 경험에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전주, 수원 등 space T 프로젝트를 하면서 자기 자신을 ‘처음'이라고 정의하거나 ‘물음표', ‘다방면의 주사위'로 정의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무엇이든 처음 하는 걸 좋아하고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걸 좋아하는 트윈세대 친구들의 특성을 반영해 '낯선 경험'이란 키워드를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경험이란 무엇일까요?


익숙한 경험, 낯선 경험의 관점으로 space T의 4가지 핵심 경험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무궁무진한 스펙트럼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평소 익숙한 콘텐츠를 보며 쉬거나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익숙한 경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에 보지 않던 콘텐츠를 보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평소에 못하던 창작 활동을 해보는 것, 이런 경험은 상대적으로 낯선 경험이라고 할수 있죠. 익숙한 경험 보다는 낯선 경험일수록 이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잘 기획된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익숙한 경험으로 빠져버리거나 할줄 몰라서 시작조차 해보지 못할 수 있으니까요.


출처: 도서문화재단 씨앗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space T에서는 집에서 만나는 부모님,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을 제외한 모든 어른, 특히 도서관처럼 제3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어른을 제3의 어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space T에서 제3의 어른이란 트윈세대들에게 이런 역할을 합니다.


세상을 넓히는 계기
새롭게 탐색, 표현해보는 선택지
낯설지만 새로운 영감
한발짝 더 (깊게, 넓게, 제대로) 해보는 시도


그래서 space T에서는 평소 집, 학교에서 만나기 어려운 어른들, 처음 만나보는 직업이나 작업을 하는 어른들, 평소 궁금했거나 만나고 싶던, 관심 있는 어른들을 초대해 트윈세대들과 연결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제3의 어른 프로그램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형식은 강연자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함께 창작, 작업을 하는 워크숍이나 취향을 나누는 살롱과 같은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면서 트윈세대가 좋아하는 만남의 셋팅을 발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낯선 경험을 주는 콘텐츠에 대한 또 다른 사례는 길목형 프로그램입니다. 평소 해보지 않던 창작, 표현 활동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쉽게 시작해볼 수 있는 콘텐츠,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책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 표현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문가팀(페이퍼풀즈(서울연필))와 협업해 콘텐츠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언제든 항상 즐길 수 있는 상시 콘텐츠


상시 콘텐츠란 정해진 시간에, 미리 신청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라 공간에 가면 언제든지 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언제든 이용 가능한 '상시성'이란 특징 역시 트윈세대의 특성에 기반합니다. 트윈세대에 진입하면서 12살(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부터 대부분 중학교를 준비하기 시작하고 급격히 시간이 더 없어집니다. 따라서 본인의 스케줄에 맞춰 공간을 찾아왔을 때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할 거리, 볼 거리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space T에는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재료바 지류함이 있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다채로운 재료, 도구를 제공합니다. 결합, 해체, 활용 방식이 무궁무진하고 다양한 작업 방식을 지지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무기를 만들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친구에게 줄 선물을 만들기도 합니다. 어제와 오늘, 각기 다른 작업을 시도하기도 하고 아이패드로 디지털 작업을 하다가 박스지로 아날로그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스페이스 이도의 재료바 모습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볼 수 있는 지류함
재료바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트윈세대들의 모습
때로는 아이패드로 디지털 작업을 시도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페이퍼풀즈(서울연필)에서 기획, 제작한 길목형 프로그램 역시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상시 콘텐츠입니다. 길목형 프로그램은 책과 연계하여 창작을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콘텐츠로서 도와주는 선생님이나 짜여진 커리큘럼 없이 스스로 시작하고 끝낼 수 있습니다. 현재 '이야기를 짓는 건축가'라는 이름의 길목형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재료대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대, 탐색할 수 있는 큐레이션 서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space T에서는 이런 풍경을 항상 만날 수 있습니다. 재료바, 지류함에서 재료를 꺼내 평소 자신이 관심 있던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모습. 그러다 때때로 책을 참고하기도 하고 아이패드로 검색을 하기도 합니다. space T에서 이런 모습은 정해진 시간에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만날수 있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생기면, 2차 콘텐츠가 새롭게 쌓여갑니다. 바로 트윈세대들의 작업물입니다. 또래 친구들의 작업물이야말로 트윈세대들에게 굉장히 강력한 자극과 동기부여가 됩니다. 공간 안에 차곡 차곡 쌓이는 작업물 콘텐츠를 보며 "나도 오늘 한번 시도해볼까?", "나도 이렇게 해볼까?"란 마음을 먹기도 하고 서로 몰랐던 트윈세대끼리 새롭게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거 어떻게 했어?", "뭘 만드는 거야?", "어떤 재료로 만들었어?" 등등 평소 나눠보지 못했던 대화의 소재를 바탕으로 트윈세대들에게 낯설지만 설레는 만남이 시작됩니다. 간접적으로 서로 영감을 주고 받는 기회도 많아집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친구의 작업물을 통해 관심을 가지고 말없이 소통하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의 작업물을 전시함으로써 또 해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 모든 콘텐츠들은 트윈세대 누구든 원하면 언제든지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입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미 모든 space T 공간은 트윈세대들의 작업물로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세번째. 트윈세대의 반응에 기반한 콘텐츠


12살에서 16살, 트윈세대가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뚜렷해지고 그 이유도 명확해집니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왜 좋아하는지를 생각하고 전달할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취향, 좋아하는 것이 뚜렷해지는 특징을 반영하여 최대한 트윈세대의 반응에 기반해 콘텐츠를 기획하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space T에서는 파일럿, 실험이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무언가 본격적으로 해보기 전에,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가볍게 시도하는 콘텐츠가 많습니다. 그래서 도서문화재단 씨앗에서는 space T 콘텐츠를 위해 스토리스튜디오, 스토리라이브러리라는 2개의 실험실('콘텐츠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 실험실의 콘텐츠를 가지고 space 공간에 들어갈 콘텐츠에 대한 트윈세대 반응을 확인하고, 반응이 있을 때 본격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형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제3의 어른과 함께 하는 작업 워크숍일 수도 있고 공간에 투입하는 디지털 기기, 장비, 앱, 프로그램일 수도 있습니다. "좋아할거야", "요즘 좋아한다던데.." 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고, 현재 트윈세대들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space T 콘텐츠의 특징입니다,


이렇게 space T 콘텐츠는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낯선 경험으로 유도하는 콘텐츠, 언제든 항상 즐길 수 있는 (상시) 콘텐츠, 트윈세대 반응에 기반한 콘텐츠가 트윈세대를 위한 space T 콘텐츠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콘텐츠들은 어떻게 만드는걸까?


이토록 촘촘한 space T의 콘텐츠가 한 사람, 한 순간의 영감을 통해 만들어졌을리는 만무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제가 총괄하고 있는 두 개의 실험실('콘텐츠랩')이 있습니다. 콘텐츠랩에서는 12-16세인 트윈세대보다 더 넓은 연령대인 12-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탐색'과 '표현'의 경험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실험합니다.


첫번째 실험실은 표현, 창작 경험에 집중하는 콘텐츠 실험실, 스토리스튜디오입니다. 스토리스튜디오는 평소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 궁금했던 것 등에서 출발해 자신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의 만들기로 표현해볼 수 있는 창작형 작업실입니다. 스토리스튜디오에서 반응이 있었던 창작 관련 콘텐츠들이 space T 공간을 만들 때 초기에 셋팅되기도 하고 공간 오픈 이후에는 함께 콘텐츠를 기획, 운영하며 협업하기도 합니다.


두번째 실험실은 탐색 경험에 집중하는 콘텐츠 실험실, 스토리라이브러리입니다. 트윈세대를 위한 서가는 어떤 모습이어야할지 고민에서 출발한 공간으로 자신의 이야기가 책이 되는 탐색형 작업실입니다. 스토리라이브러리에서는 다양한 주제, 물성, 형태의 책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탐색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방문하는 청소년 모두가 '작가'가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했던 재료바, 지류함, 길목형 프로그램, 제3의 어른 프로그램 등 대부분의 space T 콘텐츠는 이 두 개의 실험실에서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실험과 파일럿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space T를 오픈하기 전, 준비 단게에서는 이렇게 두 실험실의 콘텐츠로 시작하지만, 오픈 후에는 space T 운영자가 직접 만들어갑니다. 결국 답은 각 space T 공간에, 각 지역별 트윈세대에게 있습니다. space T 공간별 운영자들이 매일매일 트윈세대의 반응을 관찰하고 기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달에 한번씩 만나 깊이 있게 모니터링하고 다음 콘텐츠를 기획하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를 '월간 리뷰'라고 부릅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월간 리뷰만 30회가 넘고, 그간 쌓인 기록, 사진이 수천장을 넘습니다. 각 space T 운영자들은 이렇게 세심하게 트윈세대 이용자 반응에 맞게 콘텐츠를 운영하기 위해 매일 매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space T 콘텐츠,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요?


트윈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는 유명한 유튜버, 웹툰 작가를 섭외하는 프로그램일거야라고만 생각하셨다면 아쉽습니다. 그 외에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space T가 두 개의 실험실, 스토리스튜디오, 스토리라이브러리와 실험하고 파일럿하고 있는 것들처럼 말이죠!

 

space T 콘텐츠의 목표트윈세대가 올 때마다 새로운 걸 시도하고 또 오고싶게 만들고 나이가 지나도 계속 오는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트윈세대 반응에 기반해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평소 해보지 못하던 낯선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이는 특정 누군가만 할 수 있는 거대한, 거창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무기를 만들다가 게임을 하기도 하는 트윈웨이브의 이용자처럼, 보드게임하는 친구들 옆에서 자기만의 물감 작업을 이어가는 우주로1216 이용자처럼, 매번 이도에 오면 하고 싶은 것이 달라진다는 스페이스 이도 이용자처럼 올 때마다 트윈세대가 저마다의 경험을 넘나드는 모습, 이 모습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으신 동료를 기다립니다.



글: 김정민 (도서문화재단 씨앗, 콘텐츠랩 실장)

이미지 출처: 딤스튜디오, 도서문화재단 씨앗, 전주시립도서관 (우주로1216), 수원 슬기샘어린이도서관 (트윈웨이브), 세종시립도서관 (스페이스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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