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넘어 AI 중심의 미래로
코로나19 팬데믹은 항공산업에 전례 없는 충격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산업 전반을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전의 관행과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에서, 특히 인공지능(AI)은 향후 10년간 공항 운영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항공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와 미래 전략,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2020년 항공산업의 성장률은 -33.3%를 기록했으며, 수많은 항공운항사와 MRO 서비스업체, 항공제조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자기혁신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던 산업 구조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었고, 제4차 산업혁명의 전개 속도 또한 빨라졌다. 글로벌 공급망 재구성, 친환경 기술의 개발과 적용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
약 200여 편의 관련 논문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항공산업은 과거 패턴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과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단기적 네트워크 조정 능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는 항공사들로 하여금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게 만들었다. 위기 상황에서 항공사들은 다양한 위협 수준과 기간에 따라 유연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만 했다.
팬데믹은 항공산업이 과거의 운영 방식에서 탈피하여 보다 유연하고 회복력 있는 시스템으로 재설계되어야 함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디지털 전환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항공사들은 경영, 조직,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근본적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보잉은 2023년부터 2043년까지 항공사 기단 확장이 연평균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약 5,500대 이상의 항공기 주문 잔고($435 billion 상당)로 뒷받침되고 있다. 하지만 보잉은 생산 확대, 규제 감시, 공급망 중단 등 다양한 운영상의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장기적 재무 회복 전략 또한 추진 중이다. Low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6년까지 손실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수익 실현은 2027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버스는 2020년 세계 최초의 무배출 상업용 항공기인 'ZEROe' 세 가지 콘셉트를 공개했으며, 2035년까지 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각각의 콘셉트는 다음과 같다:
터보팬 디자인(120-200명): 수소 연소 기반 가스터빈 엔진, 항속거리 2,000해리 이상
터보프롭 디자인(100명 이하): 수소 연소 터보프롭 엔진, 항속거리 1,000해리 이상
블렌디드 윙 바디 디자인(최대 200명): 날개와 동체 융합 설계, 항속거리 터보팬과 유사 하지만 최근 발표에 따르면, 수소 생태계의 인프라 및 규제 준비가 예상보다 느려 2040~2045년으로 상용화 일정이 연기되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진에어 중심의 통합 LCC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에어부산 매각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마일리지 통합, 기내식 개선, CI 변경 등을 추진 중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AI 기반 채팅시스템을 활용하여 객실 승무원과 게이트 직원 간 실시간 협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항공편 지연 발생 시 앱과 SMS를 통해 승객에게 즉시 정보를 제공하여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다.
DHL은 ‘Strategy 2030’을 통해 수익성 높은 핵심 물류 부문과 이커머스 중심의 고성장 영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사용 비율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2025년부터 서울, 중국, 프랑스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본격 상용화가 추진된다. 서울시는 고양, 김포, 여의도, 잠실 등을 연결하는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 인프라인 버티포트의 인증 기준은 아직 개발 중이며, 현재는 두바이만이 표준화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AI는 공항 운영의 전 영역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인력 배치 최적화, 항공기 턴어라운드 개선, 수요 예측, 예측 유지보수, 스마트 보안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델타항공의 APEX 프로그램은 MRO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FAA의 NextGen 이니셔티브는 AI 기반 항공 교통 흐름 관리를 통해 혼잡도를 줄이고 공역 활용도를 개선하고 있다.
AI 기반 공항 운영 전략은 여객 수요 예측, 주차 공간 관리, 스마트 시설 관리, 보안검색 효율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성공적 적용을 위해서는 고품질 데이터, 고객 중심 서비스 설계,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강화가 필수적이며, 데이터 부족, 기술적 제약, 고객 수용성 부족 등은 주요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
유럽 항공 환경 보고서와 Destination 2050 로드맵은 항공산업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체계적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 SAF 사용 확대, 연료 효율 향상, 항공 교통 관리 최적화 등이 핵심이며, 에너지 산업과의 협업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은 항공사의 고객 서비스, 자원 운영, 보안 체계 전반을 혁신하고 있으며, 스마트 공항 인프라는 에너지 관리, 이동 동선 최적화, 맞춤형 서비스 제공까지 가능하게 한다. AI는 이제 공항의 뇌이자 신경망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항공산업에 전례 없는 도전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더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산업으로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항공기 제조사, 항공사, 공항 운영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디지털 전환, 특히 AI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AI는 예측 유지보수, 항공 교통 관제, 승객 경험 개선, 자원 관리 등 거의 모든 공항 운영의 핵심 영역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향후 10년 내 공항 운영 패러다임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동시에 수소 항공기 개발, SAF 사용 확대 등 지속가능한 기술도 병행 발전하고 있다.
이제 항공산업은 단순한 회복을 넘어,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이며 회복탄력성 있는 구조로 재탄생하고 있다. 기술, 사람, 정책의 통합적 진화가 바로 그 미래를 여는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