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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조한 현재’와 ‘불확실한 내일’

파월의 인내, 관세 전쟁, 그리고 요동치는 세계 경제 2025.5.7

by JM Lee

1. FED 금리 동결의 진짜 이유: 데이터는 튼튼, 전망은 흐림


미국 시간 5월 7일,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4.25 ~ 4.50 %로 또다시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실업 위험이 모두 커졌지만 현재 지표(고용·물가·소비)는 여전히 건전하다”고 정리했다. 핵심은 ‘위험 증가’가 아니라 **‘위험이 아직 숫자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업률은 4.2 %로 낮고, 근원 PCE 상승률은 2.6 %로 연준 목표(2 %)를 살짝 웃돈다. 이런 상황에서 선제 인하는 “증상이 없는데 처방부터 바꾸는 셈”이 된다. 따라서 연준은 **‘데이터가 꺾일 때까지 기다린다’**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2. 트럼프의 압박과 연준의 자율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안 내리면 파월을 해임하겠다”는 과격 발언으로 시장을 뒤흔들었다가, 파장을 의식해 곧바로 취소했다. 기자회견장에서 파월은 “정치적 압력은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실제로 연준은 정책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전형적 방어막—“우리는 데이터·전망·위험만 본다”—을 재확인했다. 



3. 관세 폭풍: 두 갈래 위험의 근원


연준이 지목한 최대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다. 4월 2일 발표된 추가 관세는 예상보다 훨씬 컸고, 파월은 “이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물가를 밀어 올리고, 중기적으로는 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관세의 범위·지속 기간·전가 속도가 불확실한 탓에, 지금은 “결과가 숫자로 드러날 때까지 대기”가 최선이라는 판단이다. 



4. 중국의 선제 완충: 10 bp 정책금리 인하


관세 충격의 정중앙에 선 중국은 하루 전 **7일물 역레포 금리를 10 bp 내려 1.50 → 1.40 %**로 조정했고, 지급준비율(RRR)도 0.5 %p 인하해 1조 위안 유동성을 시장에 푼다(5월 15일 시행). 베이징은 이를 “무역 협상 전 체력 보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 추가 약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원자재 가격 불안이라는 새로운 파장을 낳을 수도 있다.



5. 지정학 리스크, 경제 신뢰를 좀먹다


인도‑파키스탄 — 5월 6~7일 양국이 미사일·전투기를 교환하며 최소 30명 이상 사망. 국제항공 노선이 잇달아 우회 중이다. (로이터)

러시아‑우크라이나 — 미·러 중재에도 30일 이상 지속 휴전이 무산, 전선 교착. (로이터)

이스라엘‑하마스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속 점령’ 계획을 공식화, 지상군 확대 시사. (로이터)


세 갈등 모두 에너지·물류·투자 심리를 직간접적으로 자극하며, 연준이 말한 “높아진 실물·물가 위험”의 배경으로 작용한다.



6. 세 가지 경제 시나리오와 대응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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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 줄 요약


연준은 ‘견조한 현재’를 근거로 금리 동결을 택했지만, ‘불확실한 내일’을 이유로 언제든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은 지표의 꺾임보다 리스크 시나리오별 대응 체계가 먼저 마련돼 있는지 점검해야 할 때다.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는 파도다. 파월처럼 인내로 시간을 사고, 중국처럼 완충 장치를 마련하며, 각자에게 맞는 위험 관리 시나리오를 세우는 것—그것이 요동치는 2025년 초세계 경제를 항해하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uT05f11I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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