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어가는 긴 여정 중 작은 돌다리 하나를 건넌 듯한 느낌이다
지난 목요일,
데이케어란 곳에 아이를 맡기고 나서 처음 parent conference에 참석하게 되었다.
선생님이 주신 통신문에 나와 남편이 둘다 참석코자 했기에 두 명이 모두 가능한 요일과 시간을 예약했다.
혹시나 아이에 대해 안좋은 면들을 말씀하시면 어쩌나..
물론 안좋은 면들도 알고 제대로 교육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부모란 늘 타인에게 내 아이에 대해서 '칭찬'이 목마른 법이다.
아일린이 다니는 데이케어란 곳은 늘 자유로운 분위기다.
선생님들도 모두 캐쥬얼하고
뭐가 되었든 안전하기만 하다면 모든 것들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곳.
픽업을 가거나
드랍을 할 때도
챙겨입고 가기보다는 홈웨어를 입고 가도 아무 상관이 없는 분위기.
(나만 그런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Eileen Lee의 엄마로, 아빠로 선생님을 만나는 자리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샤워를 하고,
머리 드라이를 하고,
평소 비비 정도만으로도 치장(!)이라 일컫던 내가 풀 메이크업을 했다.
(나를 픽업 온 남편도 다소 놀란 듯한 분위기 )

우리는 데이케어에 들어서서 상담을 하러 왔음을 알렸고
리셉션 공간에서 선생님을 기다렸다.
아일린 반의 메인 선생님이 너무나도 환히 웃으며 포멀하게 악수를 청하셨고
평소 그렇게 친구처럼, 절친처럼 메시지를 주고 받고
만나면 끊임없이 웃으며 얘기를 했음에도
이 시간만큼은 사적인 이야기보다 아일린에 대해서 아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아일린은 화/목만 데이케어를 가다보니 집에서와는 다르게 굉장히 shy하고 quite하다고 했다.
놀랐다.
나에게 있어 아이는 늘 수다스럽고 짜증도 많이 부린다.
수줍다거나 조용한 것과는 거리가 아주 먼 아이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일주일에 두 번만 가다보니 늘 그 환경이 낯설어서 벌어지는 현상 같다고 선생님은 크게 신경쓰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요즘은 오히려 말문이 트이면서 이야기를 하는 빈도수가 많아지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떠들기도 한다며
놀라운 언어적 발달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주셨다.
물론 한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다른 아이들보다 언어적인 발달이 아주 약간 뒤쳐진 것 같기도 하지만
두 개의 언어를 동시에 쓰는 아이임을 감안할 때
언어의 발달은 지극히 정상 이상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아이는 우유를 주전자에서 따라 마시고,
뚜껑이 없는 컵으로 음료를 잘 마신다고 했다.
포크와 나이프, 수저를 잘 사용하고,
모든 음식을 먹고 나면 스스로 알아 정리를 잘하고,
낮잠을 누워자고, 땡큐와 웰컴을 너무 잘하는 아이라고 하셨다.
무엇보다 책도 좋아하지만,
책 보다도 댄스와 뮤직을 좋아한다고... (이건 좀 충격이었다 ㅠ.ㅠ)
대...댄스?
뮤...뮤직?
하!

안좋은 이야기에 대한 두려움은 30분 내내 선생님의 과한 칭찬으로 채워졌다.
선생님은 굉장히 긴 아일린에 대한 평가 서류를 우리에게 보여주셨고,
우리는 꼼꼼히 읽고 중간중간 질문을 하며 마지막에 사인을 하였다.
일년에 한 두번 이런 시스템으로 학부모 상담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도 하셨다.
원래 일년에 한번만 했었는데, 두번으로 바뀌었다고...
보통은 프리스쿨을 가게 되면 하는게 바로 parent conference인데
다행히도 아일린이 다니고 있는 데이케어는 토들러 반도 신생아 반도 해당 사항이 있다는 것이 너무 흡족했다.
그동안 궁금했던 많은 것들을 물어보고, 아주 정확한 답변을 받았다.
다행히 걱정했던 parent conference는 너무나도 좋은 조언들과 피드백으로 끝나 다행이었지만,
여전히 아이는 시터 이모님과 파워 게임을 벌이고 있고,
매일매일 나가고 싶어 발을 동동한다.
하지만 미국 동부는 올해 유난히도 춥다.
4월인데 눈이 온다.
아이가 나가 봄을 만끽하기엔 초겨울의 날씨와 바람이 장애물이 된다.
얼른 사방에 꽃이 활짝 피는 봄이 오면 좋겠다.
그래야 도서관이 아닌 놀이터에서 놀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