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린 맘] 새벽2시30분.

나는 왜 나를 잃기 싫어서 무언가를 공부하고 일을 해야만 했을까.

by 아일린맘



아이를 재우며 한 1시간 30분 가량 누워 잠들었었습니다.

아마 아이를 키우고 계신 맘들은 공감하시죠?

아이와 함께 잠드는게 얼마나 달콤한지...


쭉 아침까지 자고 싶었지만,

해야할 일들이 산더미라 일어나 아이가 어질러놓은 1층 거실을 치우고,

차를 한잔 내려 마신 후에 3층 서재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읽어야 할 원서 분량을 마무리짓고,

지금 원서 리딩으로 브이로그를 만들려고 하는 중이라 촬영을 하며 30분가량 씨름을 하였지요.


10월의 원서는 <The Millionaire Messenger>인데요,

재미도 있고

예전에도 한번 한글로 읽었던 책이라서 쉽게 술술 넘어가 더 흥미롭습니다.

그저 몇 시간이고 책과 씨름하던 때가 너무 그리운 나머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저의 사인을 기다리고 있는 서류들과

어제 보스턴 영사관에 다녀오는 바람에 못다한 일들이 정말 히말라야 산더미라서 더는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대충 마무리를 하고 나니 1시에서 2시를 넘어가는 시각.

무언가를 끄적거리고 싶어 들어왔습니다.


자야하는데 말이죠~ ^^





블로그에 보통 글을 끄적이는데 ^^

오늘 <아이와 영어 공부하기>를 주제로 <나를 잃기 싫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책을 리뷰한 글을

이미 예약글로 올린지라 또다른 글을 쓰기엔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브런치 공간을 찾았습니다.



책을 내놓고,

매일같이 서점들을 방문해봅니다.

새롭게 올라온 리뷰들을 보며 생각이 참 많아지는 밤.

처음 나왔을 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자기계발 랭킹이 이제는 서서히 100위권 밖을 향해 돌진 중입니다 ^^



처음 책을 쓰기 시작할 때는

'그깟 베스트셀러... 나도 써보자!'했었죠.

쓰면서 좌절도 여러번 했고 작가란 직업에 존경심마저 들면서

자매님과 그랬습니다.


'정말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그지같은 책이라고 절대 욕하지 말자!'


그래도 처음 책이 나왔을 때는 생각보다 반응도 좋아서 기대를 했었지요.

지금은 그게 얼마나 허황된 욕심인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책은 정말 아무나 쓸 수 없는 것인데

천운이 따라 버킷 리스트 하나를 이뤘다는 만족감과 더불어,

그래도 우리의 책을 누군가는 서점에서 샀다며 반갑다고 블로그로 댓글을 주실 때면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그래도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겠구나~ 그런 전혀 다른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지요.



어떤 분이 리뷰에 그러셨어요.

"이정민이란 작가분. 욕심이 참 많은 분 같다"고요.

네! 맞습니다. 욕심 드럽게 많아요 ㅋㅋ


그래서 참 이일 저일 잘하지도 못하는데 벌려놓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하는게 성격인지라 대충도 없습니다.



아이도 낳지 않았으면 모를까,

낳은 이상 제대로 키우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육아가 참 뜻대로 되지 않거나

내 깜냥이 지나치게 작아보일 때면 끊임없이 좌절을 하게 됩니다.






요즘 아이는 프리스쿨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은 만 3세부터 5세까지 프리스쿨이란 과정을 필수교육과정은 아니여도

대부분은 추천하는 과정이라서 파트타임이라도 이 시기에는 프리스쿨을 엄마들이 보내시는 것 같습니다.


프리스쿨이란 말 그대로 스쿨에 가기 전 과정을 말하고

우리 나라 말로 구태여 바꿔 말하자면 유아원이라고 할까요?

이곳은 킨더가 스쿨에 포함에 되기 때문에 유치원이라고 하긴 맞지 않는 것 같아서요.


토들러 반에서 프리스쿨에 막 올라갔을 때는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해서 저도 행복했습니다.

작은 놀이터에서 2년을 놀아서 질렸다가 낯설고 큰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 행복했던 모양입니다.

낯선 교실, 낯선 장난감들에 그저 단순한 흥미가 생겼던 모양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아침마다 울며 불며 안떨어지려고 하는 통에 매일 같이 감정이 널을 뜁니다.


아이들도 한 교실에 2배 가량이 많아졌고

선생님들도 이것저것 챙겨주시기 보다는 가르침을 주는 입장으로 바뀌었지요.

미국의 프리스쿨은 independency를 강조한다고 하는데,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직 아가인 아이인데 독립심 어쩌고 저쩌고 하는 그 커리큘럼에 갸웃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요.

아이는 여기서 자라야하고 그 과정을 겪어내야 하니 불만 한번 뾰족하게 자매님에게 이메일로 토로하고

다시 아이를 다독여가며 매일같이 프리스쿨로 향합니다.



물론 아이는 잠깐 떨어질 때 울다가

매일 매일 선생님말로 "판타스틱한 데이"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래도 매일 아침 우는 아이를 떼어놓고 오는 엄마의 심정은 그야말로 착찹하죠.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내가 지금 일을 해서 뭐하지?'

'내가 지금 영어 공부한다고 깝죽거려서 얻는게 대체 뭐야'

.

.

.


그러다가 오후 늦에 아이를 데리러 가서 저를 향해 뛰어오는 아이를 보면 뭉클합니다.

힘들었겠지만 열심히 버텨 준 아이를 품에 꼭 안고 차안까지 걸어오는 그 짧은 거리.

그 어느 때보다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어느 날은 아이가 잠꼬대를 하며 그래요.

"엄마, 이 세상에서 나는 엄마가 젤 좋아!"라고요.

그런 아이를 품에 안고 잠자는 시간이 젤 좋아요.



오늘은 아이가 집에 오는 차안에서 그러네요.

"I miss mommy all the time!"

(난 항상 엄마가 그리워)


운전을 하고 오는 그 5분의 거리 내내 마음속으로 울고 또 울었습니다.


절대 아이 앞에서

"엄마가 미안해. 일하는 엄마라서 미안해"라고 말하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했기에

(그렇게 말하면 딸이 나중에 커서 일하는 걸 미안해할까봐요 ㅠ)

아이를 재우며 자고 일어나 씻으며 혼자 훌쩍이며 마음을 다독거려 보았습니다.


왜 늘 일하는 엄마는 마음속으로 아이에게 이렇게 미안한 게 많은 걸까요?



반찬이 별로 없을 때도 미안하고,

아픈 아이를 누군가에게 대신 부탁하고 나가야할 때도 미안하고,

가고 싶어하지 않는 데이케어를 꾸역꾸역 차를 태워 데리고 가야할 때도 미안하고,

.

.

.

그저 미안한 마음이 늘 가득합니다.



훌쩍거리고 나오니

남편이 꼭 안아주며 그러더라고요.


"일을 그만둘 거 아니면, 좀 더 강해지자. 우리 아일린은 더 잘해낼거야. 금방 다시 좋아질거야."


전 아무래도 일은 그만 못둘거 같아요 ^^

하고 있는 공부도, 원서리딩도 못 그만 둘거 같고요.

블로그도 유튜브도, 브런치란 공간도, 자매님이 도맡아 하는 인스타그램까지...

하나하나 다 제대로 운영하고 있지 못하지만 꾸역꾸역 해나갈 겁니다.


그게 제 성격인 것 같아요.



공부를 할 때는 한없이 자기애가 강하고 이기적이었던 제가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조금씩 저 스스로를 놓는 연습을 해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1등을 해야하고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는

중간만 해도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여가며 삽니다.



내가 졸려도 두눈 부릅뜨고 아이를 봐야하고,

내가 배가고파도 아이먼저 먹여야 하고,

허리디스크 때문에 오래 앉아있는 것도 힘들때가 있지만

아이를 위한 공부라고 스스로 한 약속을 이행하자는 생각에 매일같이 책을 펴는 나를 보며

엄마는 참 말할 수 없이 강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지만,

자식때문에 한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존재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폭풍이 지나고 나면

다시 아이는 학교에 가고 싶다며 뛰어갈테고

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한번 일과 책에 집중하는 삶을 살게 되겠죠?



그러다가 다시 폭풍을 만나고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허덕이다 다시 밝아지는 아이를 보며 웃고...


그런 과정들이 과연 얼마나 많이 반복되어야만

엄마도 아이도 무뎌지고

'에구구, 또 찾아왔네'하며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래서 육아는 끝이 없다고 하나봅니다.



얼마 전에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이란 책을 참 재밌게 읽었던 기억을 되새김질해보며-

"미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도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다시금 깨닫는 요즘입니다.



https://blog.naver.com/luxbabyworld/221653412210



그래도 이렇게라도 내 자신을 추스릴 힘과 에너지 양분이 된

일과 공부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마음이 폭풍처럼 일렁일 때 무엇을 잡아야할 지 몰랐을 거 같다는 생각이 간혹 드네요.


아이패드로 일정을 끄적이다 들어온 이곳에

감정 듬뿍 토해내고

저는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게요.


새벽2시30분.

자야할 시간이 훌쩍 넘었네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은 다시 한번 대단하다는 생각을 품어보는 새벽밤.

또 오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특집] 아일린맘이 추천하는 영어동화책 3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