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이야기] 발렌타인 데이 준비

지나침이 문제다

by 아일린맘


이번주는 발렌타인 데이때문에 조금 정신이 없었다.

데이케어에서 핑크 종이에 하트가 뿅뿅 그려진 공지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발렌타인 데이에 아이들끼리 아이들이 직접 만든 가방에 준비한 작은 선물을 넣어주는 행사를 할 예정입니다. 여기 반 아이들의 명단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반친구들에게 선물을 해주는 행사를 치루겠다는 공지사항을 받고 나서 일주일 내내 고민을 했다.


나는 사실 무슨 날이라고 붙은 날은 챙겨본 지 참 오래 되었다.

주로 남편이 가족들의 생일을 알려주고 (하다못해 시댁 가족들의 생일도 남편의 칼렌더 알람으로 알게 된다 ㅠ)

우리 부부가 만난지 몇 일,

우리 부부가 결혼한 후 몇 일,

이런 기념일도 남편의 달력 어플에만 존재할 뿐...... 나는 사실 이런 날들을 챙기질 못한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처음 데이케어에 보낸 후 맞이한 발렌타인 데이의 구디백 준비라니......


똥손인 내가 어디부터 손을 대고,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머릿속이 하얗다.



인터넷으로 서치를 시작했다.

# Valentine's day

# daycare

# goodies bags



c0c509a00ac2cf7b9c89dc3e66eacaba--goodie-bag-valentines-day.jpg https://www.pinterest.com/pin/164803667583900459



IMG_3540.jpg http://sippycupsandapitbullpup.blogspot.com/2013/01/valentines-day-daycare-gifts.html




img_0964.jpg https://fitfullfun.com/tag/valentines-day/




초코렛은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이다보니 이가 상할까 싶어 엄마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먹는 것도 요거트나 치즈가 들어간 과자, 혹은 오가닉 제품들을 선호한다고 한다.


후기들을 보면,

크레파스 한상자 (8개입, 보통 3-4불 정도 한다)를 보내는 부모도 있고,

크레파스 하나만을 리본을 묶어 보내는 부모도 있었다.

또 어떤 부모들은 정말 예술적으로 포장을 해서 값어치가 비교될 수 없을만큼 꼼꼼히 챙기는 부모도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어떤 부모들은 막내 사탕 하나 정도만을 보내주는 부모도 있다고 했다.


당연히 부모의 재량껏 준비함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직 19개월의 아이와 의논(!)을 하기엔 어려우니까......^^


나는 뭔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것과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넣어주고 싶었다.


평소에 아이가 잘 먹던 유기농 과자와 젤리를 하나씩 넣어주면 어떨까.

아일린이 너무너무 잘 가지고 노는 washable marker도 괜찮겠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 모양이 된 움직이는 장난감도 다른 아이들이 좋아할 것만 같았다.




71-wS7n5YtL._SL1000_.jpg 평소 아일린이 좋아하는 유기농 젤리. 낱개포장이 되어있고 맛이 다양해서 간식으로 아주 좋다.




A1iqDARuOaL._SX522_.jpg 아일린이 평소 자주 먹는 과자 간식. 아일린은 체다 치즈 맛과 초코렛 칩 맛을 가장 좋아한다. 아이가 잘 안먹는 맛은 어른들의 간식으로 ^^




91O5O46YxcL._SL1500_.jpg 토들러들이 꼭 준비해야할 미술용품들 중 하나. Must Have 아이템이다. 손으로 잡기에 바디가 커서 좋고, Dot으로만 찍히기 때문에 표현을 재미나게 할 수 있다.




71oFFFxtB7L._SX522_.jpg 작은 크기의 장난감인데, 아마존에서 찾아 주문했다. 24개가 들어있고, 태엽을 감아 움직여서 아일린이 좋아한다. 특히나 펭귄과 강아지를 사랑하고 있다 :)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다른 아이들도 좋아할거란 생각에 준비한 구디백.


포장은 재주가 없어서 메쉬백에 넣어 준비했다.

볼품은....인터넷의 화려한 이미지들에 비해 비참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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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도 그냥 넘어가면 서운할 것 같아서 고디바에서 작은 초코렛을 준비해 나눠드렸다.

한국에서 가져온 작은 기념품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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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서 다른 아이들의 것을 받아보니-

내가 보낸 것들이 조금 오버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나 싶다.


보통은 하나 정도의 아이템과 더불어 카드를 써주는 게 가장 심플하고 서로에게 부담이 없는 발렌타인 데이 선물이었다.



사실 솔직히 내가 보낸 것보다 너무 지나칠 정도로 무성의한 발렌타인 데이 선물을 받은 경우,

조금은 당혹스럽고 뭔가 손해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아일린은 너무 행복해한다.

작은 종이에 붙어있는 스티커 하나에도 매일 마다 가방을 쏟아 확인하며 기뻐하고,

뽑기에서나 나올법한 상자 안에 있는 딱지같은 것에도 "빠삐"라며 좋아한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속상해했던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다른 엄마들이 보낸 선물들이 더 발렌타인 데이 의미에 부합하는지도 모르겠다.



해놓고, 보내놓고 보니-

모성애는 없는데

한국맘 특유의 극성은 지나칠 정도로 많은 듯한 나.


우리 아일린이 발렌타인 데이 백에 담긴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좋아하고 즐기는 것처럼,

같은 반의 아이들도 멋모르고 과하게 준비한 아일린 맘의 구디백을 매일보며 좋아해주었음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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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 고디바 초코렛을 매장에서 사다 달라 남편에게 부탁한 날-

남편이 나를 위해 사온 발렌타인 데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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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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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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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내가 안좋아하는 다크 초코렛.

그날 아침 나는 내 피같은 아껴먹는 씨즈 캔디 두 개를 주었거늘......

분.하.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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