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가 쌀쌀하다 못해 차갑다.
문을 열고 한 걸음만 내딛어도
가을이 내 손을 슬그머니 놓아버린 것만 같다.
괜히 마음 한쪽이 허전해진다.
가을이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닐까.
말없이 조금씩 멀어지는 건,
내가 너무 슬퍼할까 봐 그러는 건 아닐까.
바람이 한 번 스쳐 지나가면
낙엽들이 내 주위를 소리 없이 흩날린다.
떠나가는 가을이 마지막으로
나를 한번 더 보고 싶은 듯이.
나는 눈을 감고 가을을 느끼며 말한다.
"나는 네가 내년에도 다시 올 거라고 믿어."
가을은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고
따뜻한 햇살 한줄기를 내 이마에 얹어준다.
그리고 조용히 인사를 한다.
"나 여기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