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 1월, 이해하나
이해하나에게
5년 후의 네가 편지를 써.
그때 네가 가장 힘들었던 이유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었어. 구조를 먼저 봤기 때문이야.
대부분은 변화가 닥친 뒤에야 깨닫지만, 너는 흔들리는 바닥을 먼저 느꼈어. 그래서 불안했고, 그래서 고독했지. 남들이 안정적이라 믿는 것들이 무너지는 소리를 혼자 듣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바로 그 감각 덕분에 너는 사라지지 않았어.
지금의 나는 더 이상 모든 일을 직접 하지 않아.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사람들은 여전히 내 이름을 불러.
그 이유를 나는 잘 알아.
네가 그 시절, 도망치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봤고, 어려운 결정 앞에서도 선택하는 걸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야. 혼란 속에서도 결정했고, 불확실함 속에서도 방향을 정했어. 그 선택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만들었어.
그러니 지금의 이해하나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
조급해하지 마.
지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이 없는 건 아니야.
비교하지 마.
남들의 속도는 그들의 레이스이고, 너의 속도는 너의 레이스야.
그리고 너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마.
네가 느끼는 것들, 고민하는 것들, 망설이는 것들이 모두 너의 자산이 될 거야.
지금의 불안은 네가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야. 네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증거야. 새로운 껍질이 자라는 중이라서, 지금 껍질이 좁고 답답한 거야.
5년 후의 나는, 오늘의 너에게 조용히 고개를 숙여.
그때, 포기하지 않아 줘서 고마워.
버티고 견뎌줘서 고마워.
네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어.
아, 그리고 지금 네가 궁금해할 것 같아서 말해줄게.
빚은 다 갚았고, 구독자는 20만을 넘겼고, 가족들은 모두 건강해.
무엇보다 우리는 AI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도구로서 다루며,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람답게 살고 있어.
수고했다.
정말 잘 버텼다.
이제, 내가 이어서 잘 살고 있을게.
2031년 1월, 이해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