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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히 Jul 13. 2024

온몸이 들고일어났다

멍이 들다

"아악! 아파요. 아! 거기도ᆢ 살살해주세요"


"손이 들어가질 않아요.. 여긴 혈자리도 막혀있고"


헐!! 그 정도까지!

생전 처음 받아본 경락전문원장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고문받는 사람이 된 내게 던지는 그녀의 진단이었다.


일에 빠져 30여 년을 앞만 보고 살아왔지만 나름 건강관리를 위해 국가가 권하는 검사에 성실한 국민이었는데. 누워있는 내내 아프다는 외마디 소리의 내가 잘못 살았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한 시간이 넘진단에 이어 막힌 곳을 풀어주는  시간의 치료마사 모두 고통의 연속이었다. 장장 두 시간의 극한체험 같은 경락마사지가 끝나자 온몸이 뻐근함 동시에 힘이 쑥 빠지는 것이 중노동 한 느낌이 바로 이것일 것 같았다. 


'경락받다 기운 없어 먼저 쓰러지겠다'

싶어 서둘러 집에 와 먹을 것을 챙기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이 고문같이 힘든 과정을 강추한 절친이었다.


"잘 받은 거야? 전화를 안 받길래 걱정했다. 언제 끝났어? 얼마동안 받은 거야? 안 아팠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그녀의 질문에 내가 깔깔대며 웃자 다시 이어졌다.


" 아플까 봐 안 받았구나!"


이왕 한 번 해보는 거 2시간 코스로 정밀진단과 치료 마사지까지 마쳤다는 내 설명에 그녀는 깜짝 놀라며 당부했다.


" 큰 경험 했다! 저녁쯤 되면 온몸이 아파올 테니 푹 쉬고 진통제도 알 먹어"


평소 참을성 없는 나를 잘 아는 친구의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웃음이 났다. 건강한 몸을 위해 받은 마사지진통제가 웬 말이며 뭔 수술받은 환자처럼 푹 쉬라니 싶었지만 걱정하는 친구 진심이 느껴져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날 밤 자리에 누워 특별했던 하루를 돌아보았다. 난생처음 강력한 마사지 압박으로 아우성치던 내 몸들이 이제는 진정이 된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두들겨 맞은 것처럼 멍멍한 내 몸 곳곳에 위로가 필요해 보였다.


순환을 위한 고통은 행복을 향한 인내처럼 내 삶의 순간순간에 필요한 치료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나타날 내 몸의 멍자국에 놀라겠지만 그 상처 또한 내게 필요한 경험이라 믿고 싶었다.


누가 아랴! 막힌 곳 없이 잘 돌아가는 내 몸이 회춘할지.

100세를 넘어 110세 시대라는데 남은 세월 나이는 먹어늙지 않는 건강한 젊은 언니가 되는 허황된  한번 가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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