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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가히
Jul 15. 2023
세상에 이런 일이!
엄마는 테러리스트?
미국의 뉴욕은
전 세계
젊은이
들이
가고
싶어 하는
도시이다
.
문화
예술인들 뿐 아니라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 도시를 두 아들이 유학하는
10
여 년 동안
참 많이도
다녔
다
.
첫
미국여행 때도
나는 혼자서 뉴욕 현지
일정을 즐기며 뉴욕과 한참 떨어진
학교의
큰 아들을 만나는 기쁨을 만끽
했던 그때가 벌써 아득한 과거가 되었다
,
뉴욕 쌍둥이빌딩과 펜타곤의 비행기 자폭테러로 미국이 뒤숭숭해지면서 미국 입국자들에 대한 보안검색이 부쩍 강화되었을 때였다. 출입국
체크의
긴 줄에
서 기다릴 생각에 유난히 피곤했던 그날도 나는 평소처럼 뉴욕공항에 내려 보안검색대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건장한 미국 출입국보안요원들이
내게 갑자기
다가오더니
"Madam,.
go over
there"
라며 내게
별도의 보안검색대를
가리켰다
.
평소 긴장을
잘하지 않는
나였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좀
놀라면서도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
다.
'
왜 저래
,
나 같은
사람이 뭐
의심스러운 게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들이 말한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직원
두 사람은
내 몸만큼이나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높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라고
지시하는 것이었다
.
지금이나 그때나 아들을
만나러 가는
한국엄마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바리바리
먹을
것과
일상용품
등으로
가득한
,
이민 가방 크기의
대형슈트케이스를
가지고
가는 것이
다반사였고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
낑낑대며 올려놓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었다
.
"Sorry
,
I can
'
t
.
Can you help me put
my
bag on the table
?
B
ecause it's
so
heavy."
나는
가방
무게 때문에
도저히 올릴 수 없으니
같이 들어 올려달라고 친절한 태도로 부탁했다
.
돌아온 그들의
차가운
답변과 태도는 나를
정말
얼어붙게 만들었다
.
"니
가방 안에
'
확인할 수
없는
'
불법 물건
'
이
있기 때문에
우리
들은
그 가방에 절대 손을
댈 수
없어
.
"
그때부터 나는 가슴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
하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도와달라고
했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이었고 그 상태로 나를
언제까지나
공항 안 검색대 앞에 세워 둘 기세였다
.
지나가는 공항
안
의 사람들은
힐긋힐긋 나를 쳐다보았고
이 기막힌 상황에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발휘해 가방을
들어 올려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리고 보란 듯이
그들의
지시에 따라
가방을
열어젖혔다
.
그 순간
펼쳐진
그들이
가리키는
불법물건의 정체가 드러났다
.
그것은 바로 정성스럽게
다려진
50
여 개의
홍삼 달인 물팩이었
다
.
911
사건
이후
당시 미국의 모든 공항은 폭발물 검색이
삼엄했다.
기내 액체반입은 물론 수화물에 실릴 액체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
타국에서
공부하는
아들을 위해 준비한 보약인
홍삼
물이
액체폭발물에 민감한 보안요원들 눈엔 그야말로 대형폭발물을 엄청나게
만들 수
있는 다량의 액체 폭탄재료로
보였던 것이
분명했다
.
그들의 반응에 놀랍다기보다는 너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한참을 헛웃음만
지
었다
.
내 반응에
의아해하는
듯
그들을 향해
내 설명이 속사포처럼 이어졌다
.
"Hey,
이건 우리나라 최고 건강식품 홍삼을
달인
물이고 너네가
커피 마시듯이
우리가 마시는 건강차야
.
이게 뭐
어쨌다고
!!
이건
유학하고 있는
내 아들 건강을 위해 주려고
가져온 거라고
!!"
"
그게 뭐라고
?"
하도 빨리 말을 해서인지 일부러 다시
물었던 건지
그들은 홍삼에 대해 다시
물었다.
나는
좀
진정된 상태로
'
red g
i
nseng '인
'
홍삼
'
에 대해 천천히
설명
했다. 속으로는 '개 무식한 것들, 니들이 홍삼을 알아'라는 비웃음으로.
너무
자신 있게
말하고
,
내 차림이 테러리스트와는
동떨어졌다고
여겼는지
그들은 내 여권을 살펴본 후
출입국 심사를 통과시켰다
.
공항을
나오는 동안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
괜찮다
,
별일 아니야
!
너
진짜
큰
경험 했다
'
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
늦어
지
는
엄마를 걱정하던
아들과 만나 상황설명을 하자
아들은
놀라며 말했다.
"
엄마 진짜 대단하다. 홍삼 물을 압수 안 하고 그냥 준 것도 신기하네!!"
"
그 귀한 걸 압수했으면 나도 가만 안 있었지
!"
내 반응에 아들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
다.
뉴욕을
생각할 때면
공항 검색대안 높은 테이블 위에 그 무겁던 가방을 온 힘을 다해
들어 올리며
겁 없이
당당했던
그때가
아득하다.
그
시
절 나는 세상의 모든 엄마처럼
용감한
전사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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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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