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뿐 아니라 휴대폰 배경화면부터 폰 커버 디자인에 찍는 사진마저 꽃으로 도배를 한지 오래전이다.
그런 내가 다시 꽃에 꽂혀 마음을 빼앗겼다.
디자인을 전공한 아들덕에 생각지도 않은 전시회와 특별전에유명한 박물관까지다니는 호사를 누린 지가 한참이 되었다.
무더위가 시작된 6월, 같은 작가의 전시회가 서울의 두 곳에서 열리고 있다며 꼭 가봐야 한다는 아들의 성화에 알겠다고 대답한 지 어언 한 달. 더 현대의 전시는 어느새 내일이면 끝난다며 예술의 전당 전시는 놓치지 말라는 아들말에 아쉬운 마음으로 전시회 가기 전 알아본 작가는 프랑스 야수파 화가인 '라울 뒤피'였다.
"우와~~ 어쩜 이런 색감이! 아, 이 풍부한 색의 조화를 어쩔거야!!
전시회 가기 전 작가의 정보를 위해 확인한 그의 작품들에서 삶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넘치게 느껴졌다.감동과 찬사가 절로 이어지며 어떻게든 작품을 꼭 소장하고 싶은 턱없는마음까지 가득해졌다.
전시회가 아닌 컴퓨터 화면 속 작품에 마음을 뺏긴 채 퇴근 후 저녁 내내 작품들에 몰두하며 몸과 마음이 사로잡힌 시간이었다.
작품마다 느껴지는 밝음과 투명함의 색채가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끼게 하며 감동으로 다가왔다. 바이올린 연주가로도 유명했다는 그는 듣는 음악을 캔버스에 표현하는 공감각적인 화가 이기도 했다. 바이올린의생생한 석채가 역동적인 악보와 어울려 음악의 선명함이 예술로 그려졌다.
화면으로 보는 작가의 작품에이토록 마음을 사로잡히는 경험이 너무나 놀라웠다. 더구나 라울 뒤피와 함께 언급되는또 다른 작가인 동생 장 뒤피의 작품 또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라울 뒤피의 작품이 빛과 투명함이 선명한 아름다움이라면 동생 장 뒤피의 작품은 형의 그림에 우유 한 방울을 떨어뜨린 듯 풍부한 파스텔톤의 터치와 색감이 최고였다.
빛의 마술사 샤갈은 이렇게 말했다
'미술은 사랑의 표현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림 속 아름다운 색채와 사물들이 내 마음 한가운데로 들어와 한 여름밤의 꿈처럼 가슴 가득한사랑이 되었다. 그 밤 내내 두 거장들의 작품들을 보고 또보며 두 형제에게 마음을 사로잡혔다.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
라울 뒤피는 무한 긍정의 가치관으로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들을 우리에게 선물하며 빛나는 세상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