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히 Mar 03. 2024

쉼이 성장이라는 아들을 위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서

내가 낳은 두 아들이지만 아롱이다롱이처럼 다르다. 어릴 적부터 의젓하고 어른스러웠던 큰 아들과 달리 늘 안아달라고 보채고 잘 웃던 내겐 딸 같은 귀염둥이 작은 아들이다.


다들 부러워하는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돌아와 전공인 호텔경영 관련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성실하고 즐겁게 일하던 중이었다


"엄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겠어요. 지금 하는 일도 재미있지만 또 다른 세상을 알고 싶어요"


의 고백 같은 속마음에 우리 부부는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한 채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

혹여 지인의 자식이었다면 전혀 다른 감정을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너무 멋진 젊은이네. 자신의 미래를 더 높이 더 멀리 개척하고 싶은 거잖아. 당연히 격려하고 응원해 줘야지'라는 말로.


하지만 걱정 많은 보통엄마인 나는 아들의 결심에 오만가지 질문이 터져 나왔다.


"지금 일하는 조건이 얼마나 좋은데.

이유가 뭐야? 앞으로 어떡할 건데! 그럼 일 하면서 생각해도 되잖아!!" 


아들에게 문을 계속하며 안타까움과 놀람으로 흥분된 감정쏟아냈다. 이런 엄마에게 아들은 진지하고 단호하게 답했다.


"일 하면서 미래를 생각하고 계획하는 건 진심이 아니에요. 모두가 부러워하는 현실이 내게 의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부가 아님을 확인하고 싶어요"


조용히 아들의 말을 듣던 남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들의 등을 토닥인 후 서재를  나갔다. 아들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 엄마 걱정이 뭔지 다 알아요. 많은 생각을 한 후 내린 결정이에요. 지금이 내 인생에 꼭 필요한 그때이고 이미 내 마음과 머리 안에 계획이 있으니 믿고 기다려주세요. 시간을 갖고 나면 다시 말씀드릴게요"


부모의 믿음에 보답하듯 잘 자라준 아들의 첫 방황 같은 결정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런 엄마를 이해시키며 담담하게 말하는 아들이 고맙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아쉽 안타까웠던 건 물 흐르듯 잘 성장한 아들의 시간이 이유일 것이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세대 간의 이해는 단절을 부를 만큼 큰 변화의 흐름이 되고 있다. 퇴사가 트렌드인 듯 많은 젊은이들이 제2의, 제3의 선택을 결정한다. 그 가운데 선 아들세대는 변화도 그 속에서의 적응도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 흐름의 뒷자리로 가고 있는 엄마세대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을 안다. 


나의 20대 시절 미래를 위한 도전이 그때의 엄마에게 얼마나 큰 두려움이었을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쉼이 성장이라 생각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아들은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길을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을 띄며 엄마의 의견을 묻는 아들은 고민과 기대가 뒤섞여 보였다. 


다른 길 위에서 자신이 꿈꾸는 온전한 세상만나기 위한 준비일 거라 믿는다.

'진정한 자신'이 되기 위해 자유롭게 더 높이 날기 위한 미래를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아들에게 힘찬 격려와 믿음이 나의 과제임을 깨닫는다.


 더 넓은 미래를 향한 아들에게 엄마의 사랑과 믿음을 보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태어난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