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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히 Aug 06. 2023

8월 향교를 만나다

불볕더위 소식이 아침, 저녁뉴스로 연일 오르내리는 8월이다. 글쓰기 문우들과 여름휴가를 대신해 우리가 사는 군산의 옥구향교에 가보기로 한 날이었다.


여름이면 녹푸른 나뭇잎과 어우러진 붉은빛의 배롱나무 꽃이 유독 아름다운 옥구 향교는 이곳 찐 분홍의 배롱나무들과 함께 고즈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입구의 홍살문과 함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여름이면 찾는 이들이 많은 명소로도 알려졌다.



향교란 고려와 조선시대에 지방의 교육기관역할과 선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2가지 기능을 하던 곳이다.


교육기관으로서 향교는 오늘날 그 역할이 사라졌지만 지금의 지방국공립대학 혹은 거점국립대학에 해당되며 공립 중학교, 공립 고등학교의 역할도 겸했었다.

지방의 교육을 담당하고 선현제사를 하는 곳인 만큼 향교는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향교는 대부분 도시 중심부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


옥구향교(군산시 옥구읍 광월길 33-50)는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96호이다. 대부분의 향교들이 공자를 비롯한 유교 관련성인들의 위패를 모시는 곳과 달리 이곳 옥구향교는 단군을 제향 하는 단군묘와 최치원의 영정을 봉안한 문창서원이 있다. 또한 매년 10월 9일 숭모제를 지낸다는 세종대왕숭모비와 비각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성전에는 5성, 송조 4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유생들의 신분에 따라 동교와 서교로 나뉘어 수학했던 옥구향교는 건축형태가 전학 후묘ㅡ건축물 앞쪽에 학업용 건물을 뒤쪽엔 묘당을 배치ㅡ로 향교들의 전형적 건축형태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전교의 설명이 이어졌다.

옥구향교는 연중 올리는 제례들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성예절교육, 마을학교, 1박 2일 향교 캠프학교와 전통 혼례식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명륜당에서 향교의 역사를 확인하며 수백 년 전 이곳에서 여름더위도 잊은 채 학구열에 불탔던 유생들의 그때를 체험해 보았다.  문우들과 함께 유생차림으로 치장한 모습이 시간여행을 떠난 과거의 우리들을 만난듯한 특별한 경험이었다.

뜨거운 8월의 열기 속에서 만난 향교는 여고시절 역사수업에서 만난 최치원선생과 단군의 홍익인간 사상을 기억하게 했다. 분홍빛 배롱나무 앞에서 한껏 포즈도 잡으며 그 시절의 유생들이 되어보기도 했다.


유생옷을 차려입은 우리들의 다양한 모습위해 사진작가 역할까지 해주신 전교님의 친절에 감사한 마음이다. 여름의 절정에서 경험한 향교의 하루진짜 시민이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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