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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히 Aug 13. 2023

잼보리를 보내며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말 많고 탈 많던 잼보리 대회가 끝났다.


새만금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 잼보리 대회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컸던 8월이었다.

어린 시절 브라우니란 이름의 걸스카웃을 경험했던 기억은 8월의 폭염풍선에 시원한 산소방울을 채워주는 것 같았다. 


잼보리에 참가하는 수많은 나라 청년들을 보면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었다. 걸스카웃 활동을 하는 지도자였기에 더 큰 기대로 대회 시작부터 큰 박수와 기대응원을 보냈었다. 하지만 나의 기대와 설렘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잼보리 대회 뉴스는 국민모두에게 실망과 허탈함을 너머 분노와 좌절을 안겨 주었다.

혹평으로 가득한 뉴스에서 잼보리 사태의 가장 큰 원인들 중 하나는 무더위였다.

뒤이은 태풍 '카눈'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잼보리 상황을 악화시킨 또 다른 원인이 되어 나라를 흔들었다.


주최 측의 졸속진행과 비한 준비에 대 소식에도 불구하고 젊은 청소년들의 밝은 소식이 들렸다. 잼보리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지인으로부터 알 수 있었다. 


내가 사는 지역 재래시장 탐방에 나선 잼보리대원들은 나이 지긋한 시장 상인들이 보여주는 친절과 환대에 감사했다. 할머니 나이 또래 상인들은 대원 모두를 자신들의 손자인 양 어깨를 토닥이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연신 '잘 왔다. 잘 왔어'를 반복하셨다. 옛날과자를 파는 아주머니는 과자 한 주먹씩을 대원들에게 나눠주며 연신 엄지 척을 해 보이셨다. 이에 "thank you" 라며 감사를 표하는 대원들을 향해 "나도 쌩큐여~~^^" 라며 유머 한방을 날리셨단다.


근대역사박물관 체험관에서는 오래전 이동수단인 인력거를 타보며 청소년대원들은 사진 찍기에 열중했다. 그 당시 사용했던 고무신을 만져보며 신기해했고 술을 빚던 양조장에선 호리병모양의 술병이 멋지다며 "nice "를 연발했단다. 지역 탐방 내내 대원들 모두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는 지인의 설명에 우리는 서로의 일처럼 흐뭇해했다.

낯선 나라의 다양한 경험이 그들 모두에게 따뜻함과 행복을 주는 시간이었길 바라며 다행과 감사가 느껴졌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행되잼보리 대회는 마무리 또한 순조롭지 않았다.

갑자기 결정된 새만금 조기퇴영소식에 이곳 지역민들은 서운함과 아쉬운 마음뿐이었다.


대회의 마지막 현장을 정리하던 잼보리 대장이 보내준 사진 한 장이 우리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한방에 날려주었다.


'Thak you Korea '

살짝 틀린 스펠링에선 귀여움마저 느껴졌다^^


대회기간 동안 주차되어 있던 차 뒷면에 대원 누군가가 남긴 한 마디. 그동안 마음 졸였던 대회 관련자와 새만금대회를 바라보던 우리들 모두에게 뭉클한 선물이 되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이번 잼보리대회에 참가한 모든 청소년들의 마음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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