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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히 Aug 10. 2023

쌍무지개 뜨던 날

"와!! 태어나서 처음 봐요"

"태풍이 온다는데 하늘은 이렇게 아름답네요"

"멋져요!! 괜히 행복해져요"


찜통더위가 주춤하며 태풍 예보가 시작되던 날 저녁 무렵 하늘에 쌍 무지개가 떴다.


카톡방은 순식간에 무지개 사진으로 생중계하는 채널이 되었다. 이 동네서 저 동네로 사무실 앞에서 아파트 창문 너머로 찍힌 우리들의 무지개는 각자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하늘이 깜깜해진 저녁이 되어도 우리는 같은 도시의 같은 하늘에 떠있던 무지개사진들을 보고 또 보며 신기해했고 감탄했다.


폭염의 올여름 더위를 '침묵의 살인자'라고 이름 붙인 미국의 국립해양대기청 발표가 아니어도 상승한 수온에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다는 뉴스가 없더라도 자연의 공격이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급격히 올라가는 수온으로 앞으로 바닷가 피서도 불가능할 거라는 기사가 무섭기까지 하다. 


초저녁 하늘에서 모두의 마음에 환상을 주었던 쌍무지개도 인류에 위협이 될 기후변화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자연이다. 


극단적인 자연의 두 모습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려는 어른 같다. 계절에 기뻐하고 자연의 섭리에 감동하며 살아가는 모두에게 함께 하는 삶을 알게 하려는 듯.


두 배의 행복이라는 쌍 무지개 뜬 날, 앞으로의 모든 일이 두 배의 감사로 이어지길 바라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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