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란 무엇이고 자식이란 또 무엇일까
그리움의 다른 이름
엄마 떠나신 지 이제 겨우 보름째.
혼자 남은 아빠는 우리의 걱정과 달리 담담하게 지내시는 것 같아 다행이면서도 한편 서운한 마음은 엄마를 위한 걸까.
어떤 죽음도 애도가 필요하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인 부모의 죽음은 그 어떤 슬픔과는 비교도 안될 아픔이고 고통이다.
평생을 함께한 배우자와의 이별 또한 그에 못지않은 애통함이리라.
표현하지 않는 슬픔이 더 클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평온함을 넘어 무덤덤하게 배우자의 부재를 태연히 여기며 지내는 남겨진 한 부모의 무심함이 참 슬프다.
남편 옆에서 가족들만을 위해 평생을 보낸 엄마는 얼마나 슬프고 외로웠을까. 떠난 아내는 말이 없고 남은 남편은 어려움 없이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각자의 일상이 당연하다 해도 불편한 자식 마음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끊을 수 없는 천륜이 부모자식관계란다.
단번에라도 남이 될 수 있는 사이가 부부라지만 그 긴 세월 인연은 무엇이었을까. 모를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니 어찌 알까 사람 속을.
속으로 삭이는 슬픔이 있겠지 싶지만 남은 우리 아빠 참 너무도 잘 지내신다. 밥도 잘 드시고 잠도 잘 주무신다.
어느 날 세상 떠난 뒤 남을 내 자식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겠지만 내 가슴 한쪽의 먹먹함이 쓸데없는 걱정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