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꿀한 날이 있다.
우울하고 속상한 그래서 뭐라 표현할 길 없는 날.
이런 땐 걷자 싶어 운동복차림으로 매일 걷는 아파트 산책길을 나서 어린이놀이터를 지날 때였다.
휴일 오후 졸망졸망한 이뿐이들이 미끄럼틀에 시소에 앉아 시끌시끌하게 놀고 있었다.
저만치 내 앞에 줄넘기를 들고 오는 8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갑자기 보란 듯이 줄넘기를 하며 내게 다가오더니 바로 X 뛰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앗" 바로 발에 걸리고 말았다. 나는 웃으며 "잘하네"라고 말하며 걸어갔다.
바로 그때,
등뒤에 이 녀석이 하는 말
"다시 해볼게요!!"
순간 놀랐지만 얼른 뒤돌아 서서 이 대담한 어린이의 시도를 기다려주었다. 제자리 뛰기를 여러 번 거뜬히 넘고 다시 X 뛰기를 시도, 완벽히 성공하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와!! 잘한다"를 외치며 엄지 척을 해주자 의기양양한 표정이 완전 압권이었다.
나도 한번 '씩' 웃어주고 돌아서 가던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천사가 따로 있나 저 녀석이 바로 오늘의 내 수호천사네'
우울이 가득했던 오늘, 내게 천사가되어 활짝 웃는 하루를 선물한 귀요미 녀석^^
하!! 이름이라도 물어볼걸 그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