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언어에서 SNS 사회참여까지
#hashtag #샵 #우물정자 #해쉬태그 #해시태그누가만들었냐
#인스타그램 #트위터
#구글 #천재?
해시태그... 샵? 우물정자? 체크? 첵스? 언제부터였을까?
때는 바야흐로 2013년, 페이스북(Facebook)에 이어 차세대 인싸 SNS로 떠오른 인스타그램(Instagram)이 한국에 본격적인 유행을 하기 시작했어. 인싸 지향적이었던 나는 안타깝게도 군인이었지. 휴가를 나오자마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사진을 업로드했지.
친누나는 내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고 누가 봐도 딱딱하다며 군인 같다고 했어. 민간인 티는 좀처럼 내기 힘들었던 걸까.
"해시태그 좀 써. 그래야 좋아요도 눌리지."
"그게 뭔데?"
"#, 우물정자. 그것도 몰라?"
#(나만의) 키워드
검은색의 키워드가 해시태그만 붙이면 파란색 #키워드 링크로 변하는 현상들을 보면서 정말 신선해했지. 뭔가 쿨 해 보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 당시 우후죽순으로 해시태그를 남발했던 기억이 있어. 알고 보니 해시태그는 트위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익숙한 기호였더라고.
이제 해시태그는 우리의 일상, 노동, 감정, 취미, 관심사, 위치 나아가 개인의 사상과 관련된 모든 키워드와 함께 하지. 하루 평균 전 세계인들이 생성하는 해시태그의 개수는 1억 2000만 개라고 해. 현대 사회와 인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공유'와 '주장'에 헤르메스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해시태그 '#'.
그렇다면 트위터의 '#' 사용보다 훨씬 이전으로 올라가, 이 해시태그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을까? 또 어떻게 이용되고 있을까?
1970년대, # 해시태그 기능은 애당초 C 프로그래밍 언어였다고 해. 프로그래머들은 먼저 처리해야 할 키워드에 #를 붙였지. 당시만 해도 '#'는 프로그래머들을 제외하고 'Hash'라고 부르지 않았다고 해. 참고로 Hash는 고기와 감자를 잘게 다진 요리라는 뜻이야.
북미권에서는 '#'을 파운드 기호, 혹은 숫자 기호라고 불렀대. 영국과 호주에서는 '해시(Hash)'라고 불렀지. '태그(Tag)'의 기능이 없었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가들이나 Hash라고 부르던 시절이었지.
이후 1988년, 해시태그 # 는 전문가들의 손에서 벗어나 채팅의 기능으로 쓰이게 돼. 최초의 온라인 채팅 서비스인 IRC에서는 #을 이용해 인터넷 릴레이 채팅 (IRC)에서 첫 번째 해시 기호를 사용하여 전체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룹 및 주제에 레이블을 지정했다고 해. 사용자가 찾고 있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유사한 메시지와 콘텐츠를 그룹화하는 데 사용되었지.
2007년, 오픈소스 운동가 크리스 메시나는 IRC의 해시태그 채팅 서비스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대. 크리스 메시나는 여러 사회 현상들을 트위터에다 올리고 공유했어. 그러다 그는 이렇게나 많은 정보의 키워드들이 쉽게 보이거나 집중되지 않고 여러 곳에 분포되어있는 점이 안타까웠나 봐.
그리고 트윗을 올리게 되지. 트위터에서 해시 기호를 써서 키워드나 주제를 묶고 그 콘텐츠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을 하지. 이 발상과 제안은 말 그대로 신의 한 수였어. (트위터는 거절했었지만."우린 그런 거 안 해ㅋ")
효과는 두 달 만에 나타나지. 두 달 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초 대형 산불이 발생했어. 한 소방수는 해시태그의 서비스를 이용했지. 이미지와 글을 올리고 ‘#SandieoFire'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언론과 미디어를 넘어선 보도력과 파급력을 자랑했지.
이후 사람들은 해시태그 '#'의 중요성과 파급력에 대해 인지하고 사용하기 시작해. 셀럽, 정치인, 일반인 남녀노소 모두 사용하기 시작했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모든 키워드에는 어느새 이 해시태그 '#'로 도배되는 현상이 벌어졌지. 네이버 블로그도 결국 태그 기능에 #를 넣게 되었지.
해시태그는 정보 탐색, 관심사, 공유, 홍보 등을 넘어서 급기야 기업의 마케팅 수단이나 공공기관의 캠페인에 이용되기 시작했어. 기업과 소비자 역시 이 해시태그 #로 소통하기 시작했지.
볼보의 #VolvoContest에 당첨된 사람은 볼보 Xc60 차량을 공짜로 받았지. 해시태그와 간단한 사연을 통해 차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엄청나게 파격적인 추첨 이벤트였어. 이 광고는 살인적인 광고단가로 유명한 슈퍼볼 광고에 송출되었고, 덕분에 볼보는 엄청난 바이럴 마케팅 홍보 효과를 얻었어. 이 해시태그 하나로 다른 광고의 경쟁사들을 압살 해버린 거지. 그리고 2015 칸 광고제에서 수상을 했다고 해. 차 몇 대 내준 거 하나도 안 아깝겠다.
#blacklivesmatter, #MeToo, #최순실게이트 등 해시태그는 단순한 개인의 관심사 공유나 소통의 차원을 넘어선 사회참여적 형태의 기능도 해.
최근에는 그 기능이 점차 자연스럽게 확대되어 캠페인이나 마케팅 광고에도 쓰이지. 나아가 국제 사회적 이슈나 사건 현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데에도 쓰이고 있어.
해시태그 기능은 자신의 목소리와 색깔을 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소중해지는 현대에 아주 유용한 기능인 것 같아. '나만의 키워드'를 찾고 공유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겠지. 내 해시태그는 무엇일까. #아홉수#취업
발상의 전환과 우연을 거듭해 탄생한 #세계_온라인_공용_기호 #해시태그, 과연 우리 다음 세대를 이어 줄 기호는 무엇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