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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노 Nov 14. 2018

9화_'DB그룹 컨설팅'편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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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란 무엇인가. 학창시절 문학시간에 배운 신화는 우주의 기원 등과 관련한 신에 대한 서사적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기호학적 관점에서 신화는 대체 무엇일까. 일단 신화가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기호학적 차원에서 신화는 보다 특별한 의미적 장치로 해석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나는 오늘 학자 한 명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의 이름은 바로 ‘롤랑 바르트’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소쉬르의 구조주의 이론을 자신의 문화 현상 연구에 활용했다. 이 작업을 통해서 그는 신화와 언어체계가 서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구조를 담당하는 랑그에서 개별적 발화인 파롤이 비롯되듯이 문화현상도 보편적인 구조에서 비롯된다. 말하자면 신화는 공통적인 ‘체계’와 개별적인 ‘메시지’를 가지며, 그로 인해 유사한 사회적/문화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이 때 말하는 신화의 기능이란 무엇인가.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신화는 우리 자신과 우리 존재 사이의 갈등(이른바, 모순)을 제거하고 세계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사회문화적인 이야기다. 가령 우리는 단군신화를 통해서 우리 민족이 어디서 기원했으며, 어떤 부족이 우리 민족에게 적(호랑이)이고 동맹(곰)이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테레노족의 담배 신화를 통해서는 어떻게 벌꿀을 찾는 지, 담배를 어떻게 가공하고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http://imyth.co.kr/archives/750).


한편 프랑스의 구조주의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는 신화를 조금 다르게 보았다. 그는 소쉬르의 언어 기호학에서 벗어나 기호의 개념을 문화 기호로 확장시킨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기표+기의=기호’라는 소쉬르의 기호 도식에 이차적인 의미작용을 추가하여 기의의 영역을 명시적 기의(Denotation)와 함축적 기의(Connotation)로 분류했다. 다시 말해 기표는 하나의 기의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표들의 세상으로 수용자를 안내한다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는 다음의 도식을 제시하였다.

바로 이것이 롤랑바르트가 말하는 ‘신화론’의 핵심이다. 말하자면 그는 신화의 의미작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신화가 가진 강력한 영향력의 기원을 바로 이 의미작용에서 찾으려 했던 것이다. 그에 따르면 신화는 크게 세 단계를 걸쳐 구조화 된다. 우선 신화가 되기 전, 하나의 기호(혹은 텍스트)는 수용자에게 지각 및 인지되는 순간에 즉각적으로 어떤 의미를 획득한다. 이 의미는 객관적이고, 기호에 노골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이것을 우리는 명시적 의미라고 부른다. 한편 기호의 작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롤랑바르트에 따르면, 이렇게 일차적으로 수용자의 내면에서 성립된 기호는 곧바로 또 다른 기표가 된다. 이차적인 의미작용을 위한 순서다. 여기서는 수용자가 처한 문화적 맥락과 주관적 해석을 바탕으로 감정이나 평가가 개입되는데, 이러한 맥락과 결합하여 기호는 ‘함축적인 의미’를 획득한다. 마지막 3단계에 이르면 마침내ㅈ사회적 통념과 이데올로기가 개입한다. 이제 기호는 마침내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정받는다. 바로 이 자연화의 단계에 이른 기호를 롤랑바르트는 ‘신화’라고 부른다. 이렇게 말로만 설명을 마친다면 그의 이론을 이해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다. 때문에 롤랑 바르트가 실제 분석에 사용한 사진을 가져와 좀 더 부가적인 설명을 하려한다.

따라서 파리마치의 사진은 신화를 획득한다. 그 신화는 프랑스의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자들에게 이 흑인 병사가 억압자들에게 봉사하는 열정을 주장하며, 궁극적으로 프랑스 제국주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생산한다. 그러니까 롤랑 바르트에게 신화란 그 사회 지배 계급의 가치와 이득을 증진시키고, 유지시키는 생각과 실천의 체계로서의 이데올로기이며, 지배계급(부르주아)들은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유지 강화하는 이러한 신화 담론을 생산하여 유포한다는 것이다. 


신화에 관한 두 사람의 관점을 정리하면, 우리는 이러한 결론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신화는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잘 짜인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는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를 빌어 우리의 사고와 행동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장 보드리야르가 말했듯)오늘날 같은 소비사회에서 신화는 더더욱 특별하게 작용한다. 그 신화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바로 ‘브랜드 신화’다.



※본 글은 '로라 오즈월드'의 <마케팅 기호학>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백교수님의 가르침,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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