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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명원 Mar 05. 2022

출간을 한다

그저 그리워할 뿐이다 - 전명원 (2022.4 출간 예정)


'어느 날 브런치 작가에게 출간 의뢰 이메일이 왔다'로 시작하는 출간 무용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출판사에 투고를 하면 대부분은 아무 연락이 없었다. 에둘러 거절하는 메일이 간혹 있었고, 피드백을 주었던 두세 곳의 출판사도 있었는데 대부분 비슷한 내용이었다.

출판시장이 어려워 순수문학은 돈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다른 주제를 해보지 않겠느냐.

요즘 트렌드인 개성이 부족하다. 아쉽다.


독립출판 강좌를 들었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내손으로 책을 만들어 낸다는 즐거움은 생각보다 컸으니 말이다. 물론 잠깐 배운 인디자인은 그 한계가 역력했다. 인디자인을 좀 더 본격적으로 공부해보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느라 막상 내 책을 내볼까 하는 계획은 세우지도 못했다.


그러던 중 샘플원고를 보냈던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전체 원고를 보았으면 했고, 그렇게 출판이 결정되었다. 오래 소망해 왔지만, 막상 내 책이 세상에 나온다고 하니 또 다른 기분이었다.

출간이 결정되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시작이었다. 여러 날 써두었던 글을 추렸다. 추린 글들을 다시 목차로 분류했다. 그리고 여러 번 퇴고를 하고, 또 했다. 머리말을 쓴다거나, 홍보 초안을 잡는다던가 하는 생각 해보지 않았던 일들이 많았다.


작년 한 해, 내 이름이 한 귀퉁이에 찍혀 나온 글들을 생각했다. 어느 월간지 이거나, 독립문예지의 한편에 있었다. 도서관 강좌를 끝낸 이후 받은 문집도 몇 권이 있었다. 이래저래 작년 한 해 나의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 나의 글들이 몇 번 있었다.

올해 나의 글들은, 한 귀퉁이가 아닌 오롯이 전체 그 하나로 세상에 곧 나올 예정이다. 책을 펴낸다는 것은, 글을 쓴다는 것과 또 다른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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