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the end, but the beginning
수능날.
어쩌다 보니 세 번의 수능을 치른 나는 매해 수능날이 다가올 때마다 습관적으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삼 년의 긴 암흑기(?)를 지나 학교에 입학을 하고, 지금의 남편을 만난 나로서는 결국 그 삼 년은 암흑기가 아니라 밝은 길로 가는 하나의 여정이었지만 어쨌든 그때는 참 괴로웠다.
수능을 치르고 나오는 저녁 6시, 나는 떡볶이코트를 입고 목도리도 칭칭 감고 나오면서도 공기와 거리의 분위기는 차갑고 쓸쓸했다.
올해 수능날은 그리 춥지도 않고 예쁜 낙엽도 나무에 잘 붙어있는 것을 보니 수험생들이 나오는 저녁 6시는 차갑고 쓸쓸하지 않을 것 같다. 가디건만 입고 다녀도 좋은 선선한 가을날이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그들의 마음도 가디건만 입고 다녀도 괜찮을 만큼 따뜻했으면 좋겠다.
비록 차갑고 쓸쓸한 마음이 들더라도 가디건만 입고 다녀도 땀이 살짝 날만한 햇살 같은 날들이 곧 다가온다는 걸 꼭 믿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