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덩 빠뜨리는 사람, 꼭꼭 심어두는 사람

man like the sea or man like the land

by 그유정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넓고 깊은 어느 사람이 말했다.


그랜드 피아노를 깊은 바다에 풍덩 빠뜨리는 것처럼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넓은 대지에 울타리를 치고는 나무를 꼭꼭 심고 가꾸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고 말이다.


이해하는 폭이 넓고 깊은 그 사람은 아마도 풍덩 빠뜨리는 사람보다 꼭꼭 심는 사람의 이해가 더 깊고 풍부한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바다 같은 사람은, 사람을 큰 노력 없이 물이 또 다른 물을 흡수하여 하나의 물이 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에 대지에 꼭꼭 심듯이 사람을 받아들이는 자는 고통을 참아가며 박혀 들어오는 뿌리를 온 땅으로 감내하며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무리 큰 무엇이 빠져도 풍덩 소리 한 번에 다시 고요해지는 바다. 큰 고통을 참아가며 굵은 뿌리가 내리는 넓은 땅. 어떤 방식이 되었든, 내 자리를 흔쾌히 내어주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참 서로에게 소중한 인연이다.


사실 나는 소중한 내 사람이 내리는 뿌리를 가슴속에 꼭꼭 심어가며 이해하는 사람이다. 좋아 보이는 모습도, 아쉬운 모습도 다 눌러 담아 내 땅에 하나의 나무를 만든다.


그 나무는 점점 더 커지는데 그 이유는 이해하는 그 마음이 자양분이 되어 뿌리가 굵어지고 잎은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나는 뿌리 덕분에 아프고 몸살이 난다. 하지만 곧 나무가 자리를 잘 잡아갈수록 몸살기는 풀리고 내 땅은 더 비옥해진다.


그래서 나는 반대로 바다 같은 사람이 부럽고 더 대단해 보인다. 소중한 사람을 풍덩 넣어버리고는 다시 잠잠해지는 바다. 변화 없이 소중한 자를 품어버리는 그 바다의 이해는 어쩌면 더 고차원적인 이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흔들림 없는 고요한 부처와 같은 마음은 못 가져도 끊임없이 요동치며 내 사람을 지키려 노력하는 마음이 있기에 그래도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


요란한 내 방식 덕분에 만들어진 나무들이 몇백 년 버텨온 보호수처럼 커진다면 그 느낌이 바다와 같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