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는 시 8
추운 겨울날 따뜻한 벤치
아니 이게 무슨 일이지
잠깐 틈나는 10분
따뜻한 벤치에 앉아
보고 싶은 이 떠올린다
따뜻한 벤치 힘 빌려
보고 싶다고 보내는 문자메시지
부드러운 햇빛아래
빌려보는 따뜻한 벤치의 힘
부끄러움 많은 이
보고 싶은 이에게 문자 보낸다
이래도 되는 따뜻한 날씨
추운 겨울 이게 무슨 일이지
답장이 느려도 좋다
내 맘 같지 않아도 괜찮아
부끄러움 많은 이
빌려보는 따뜻한 벤치의 힘
요즘 우리나라 날씨가 한겨울 날씨 같지는 않아요. 유럽에는 폭설이 오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지만요. 며칠간 추운 날들이 지속되다가도 다시 이삼일은 쨍한 해가 뜨고 돌아다닐 만한 날씨인 것 같아요.
며칠 전 첫째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둘째 어린이집에 하원하러 가기 전, 잠깐 10분 정도의 시간이 생겼어요. 마침 눈앞에는 오래된 나무 벤치도 있었지요. 운이 좋게도 햇빛은 반짝였고 바람도 불지 않았어요.
‘잠깐 앉아볼까. 해도 좋은데.’
벤치에 앉으니 요즘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난로의자도 아닌데 몸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살이 애리는 추운 날들 가운데 따뜻한 벤치를 발견하니 갑자기 보고 싶은 사람들도 문득 떠올랐어요.
부끄러움 많고 생각도 느린 저는 따뜻한 벤치의 힘을 빌려 마침 보고 싶은 이에게 연락했어요. 그저 보고 싶어서 연락했다고, 날이 좋다고. 오늘 하루도 편안하길 바란다고요.
아마 반짝이는 햇빛 아래 따뜻하게 데워진 벤치가 없었다면 연락할 용기는 못 내었을 거예요. 중요한 건 답장이 느려도 된다는 거였어요. 지금은 마음을 주기만 해도 충분할 것 같았거든요. 이미 저는 벤치의 따스한 마음을 느꼈기 때문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