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는 시 12
아픈 아이에게 물었다
무엇이 먹고 싶니
곰곰이 생각하는 아이의 얼굴
무어라도 떠올랐을까
깜빡이는 두 속눈썹
아빠가 아이에게 물었다
무엇이 먹고 싶니
여전히 생각하는 아이의 얼굴
무어라도 먹고 싶을까
질끈 무는 두 입술
앙다문 입술 열리고
새까만 두 속눈썹 깜빡인다
계란죽과 미역국-
엄마 눈 바라보며 반짝반짝 대답한다
자주 해주었던 쉬운 두 음식
계란죽과 미역국
그 음식 정도로 괜찮을까
마음의 위로가 될까
괜스레 미안해진다
고마워진다
갑자기 생각나는 우리 엄마 밥
계란말이와 깻잎장
계란말이 깻잎 돌돌 말아
엄마가 입속에 쏙- 넣어줬지
그때 나도 아팠는데
엄마가 쏙-넣어줬다
계란죽과 미역국
아이에게 그런 음식 되어주길
쉬운 두 음식
그런 음식 되어주길
한파 오기가 무섭게 첫째 아이가 감기에 걸렸어요. 열도 나고 입맛도 없는 아이에게 뭐라도 계속 먹이고 싶었습니다.
옛날 부모님들은 밥심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저도 어쩔 수 없는 엄마인가 봅니다.
저와 남편은 열이 올라 눈이 매운 딸의 얼굴을 보며 무엇이 먹고 싶은지 물어보았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피자일까, 치즈 돈가스일까 추측하며 아이를 바라보았죠.
잠깐 골똘히 고민하던 딸의 입에서 나온 음식은 예상외로 미역국과 계란죽이었어요.
제가 아이들 입맛 없을 때 손쉽게 해 주던 음식들이랍니다. 갓 끓인 미역국과 참기름 살짝 두른 계란 죽은 언제나 참 잘 먹었어요.
아이가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는 것과 제일 생각나는 음식이 엄마가 해준 음식이라는 사실이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해지기도 했답니다. 너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이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던 문득 엄마 음식이 떠올랐어요. 바로 제가 입맛 없을 때, 아플 때 해주시던 포근한 계란말이와 양념장 쓱쓱 바른 깻잎장이었어요.
손을 들 힘도 없다고 어리광 부리면 계란말이를 깻잎에 돌돌 말아 제 입에 쏙 넣어주셨어요. ‘감기야 물러가라.‘ 하시면서요. 크게 복잡한 음식들이 아닌데 정말 맛있고 마음도 편안해졌답니다.
아마도 아이들에게 계란죽과 미역국은 그런 편안한 음식이 아닐까 살짝 기대해 봅니다. 진짜 그렇다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