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는 시 13
우리 집 건너 풍경
오래된 한옥 마을 옹기종기 지붕들
연결된 전깃줄엔 참새, 산비둘기
나란히 줄지어 짹짹 이야기하지
고양이 먹을 물과 음식
한옥집 한쪽 구석에 마련돼 있네
한여름 이사 첫날 이삿집 사장님
휴식시간 의자 꺼내어
한옥집 지붕 풍경 구경한다
눈 쌓인 한옥 지붕 고울 거라
시원한 커피 마시며 그 찰나 눈감고 구경한다
이사 후 첫겨울
눈 쌓인 한옥 지붕 참 고와
따뜻한 커피 마시며 나도 그 찰나 구경하네
낭만의 이삿집 사장님 말씀 맞아
눈 쌓인 한옥 지붕 참 곱다
새들도 고양이도 참 곱다
작년 여름 이사한 집의 건너편에는 오래됐지만 고즈넉한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요.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한옥이 보이는 주택으로 이사를 오니 모든 풍경이 생경하지만 매력적이었습니다.
이삿날, 이삿짐센터 사장님은 휴식시간에 건너편 한옥집 지붕을 바라보시며 한겨울 지붕에 눈이 쌓이면 참 보기 예쁠 거라 하셨어요.
덥고 힘드셨을 텐데 풍경을 보며 숨을 고르고, 휴식을 취하시는 모습이 낭만적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눈이 내리는 겨울날이 되었고, 사장님 말씀대로 한옥집 지붕에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어요.
문득 커피를 내리며 창문을 바라보니 하얀 한옥의 지붕들이 편안하고 따뜻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도 낭만을 즐기며 눈 쌓인 한옥 지붕을 한참 바라보았어요. 너무 추운 겨울이지만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위로받는 기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