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로구나, 그 유명한

갑자기 쓰는 시 14

by 그유정

너로구나, 그 유명한

사진으로만 보던 그 유명한


아이는 핫초코, 나는 커피인데

카페 사장님 나지막이 속삭인다

준비가 되었다고 나지막이 속삭인다


두바이 초콜릿도 못 먹어본 아이와 나

소리도 내지 않고 손가락 두 개로 사인을 보낸다


막내 주먹보다 작은 그 유명한 것

사분의 일 등분 나누어 서로의 입에 넣어준다


음- 어디서 먹던 그 맛

맛 좋지만 아- 어디서 먹었더라


그저 입술 까매진 아이가 귀엽다

까만 입술 서로 놀리느라 맛을 까맣게 잊었네


잠시 잊어버린 그 맛

어디서 먹던 바로 그 맛

맛 좋지만 어디서 먹어보았더라


첫째 아이와 자주 가는 동네 카페에도 두쫀쿠를 팔고 있어요. 온 세상이 두쫀쿠를 외치니 저도 아이도 너무 궁금했지만 도대체 구할 수가 없었어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마다 거의 10팀이나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와 아이는 우린 절대 맛볼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체념하고 지냈어요.

그런데 어제 커피와 핫초코를 먹으러 들어간 카페 사장님이 지금 두쫀쿠가 남아있다고 아주 비밀스럽게 말해주었어요.

예쁘게 포장된 귀여운 두쫀쿠, 생각보다 너무 작고 작았어요. 하지만 가족들과 나누어 먹을 생각하니 설레기도 했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손만 닦고 칼로 정성스럽게 두쫀쿠를 잘라 아이들 입에 넣어주었어요. 저도 질세라 한 조각 얼른 먹었어요.

음? 음. 맛있었어요. 분명 맛있는데 어디서 먹어본 맛이었어요. 그 순간 코코아파우더로 까매진 아이들 입술이 보였어요. 그 조그만 조각 하나 먹었다고 입 주변이 새까매진 아이들이 참 귀여웠습니다.

쫀득 달콤 두쫀쿠를 맛볼 수 있어서 참 운이 좋은 날이었어요. 덕분에 까맣고 동그란 수염이 난 귀여운 아이들 얼굴도 추억으로 남겨놓을 수 있었기에 더 기억에 남는 하루였답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