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들었어

갑자기 쓰는 시 15

by 그유정

갑자기 생각이 들었어

문득 생각이 들었지


사실 맨날 하는 생각이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


거창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거창하게 돼


그럴듯할 필요 없는데

그럴듯하길 바라


그냥 지금처럼만 살자

예뻐하고 걱정하자


그냥 지금처럼만 살자

슬퍼하고 기뻐하자


그냥 오늘처럼만

울고 웃으며 걸어가자

아주 천천히 말이야




문득 화장실 청소하다가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따뜻한 물을 맞으며 샤워를 하면 이런저런 생각에 쉽게 물을 끄지 못하는 것처럼요, 청소도 한번 시작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 예정보다 더 오래 수세미질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디 크게 아픈 가족 없고, 거실의 아이들은 청소가 싫은 내 모습이 무색하게 깔깔 거리며 웃고 있고요. 남편도 일을 마치면 곧 집으로 돌아올 거예요. 그래도 이 정도면 오늘 하루도 잔잔히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됩니다.

사실 크고 작은 고민들과 집안 공사로 머리가 좀 복잡하지만요. 지금처럼 머리가 복잡한 날들도 있고 또 상쾌한 날들도 있을 테니까요. 아이들처럼 깔깔거리면서 오늘도 천천히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