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될 수 있어

아이의 두 눈을 바라보며

by 그유정

"넌 뭐든 될 수 있어! “


아이의 맑은 두 눈을 바라보며 나는 말해준다. 아이는 설레고 긴장되는 얼굴로 내게 말한다.


“뭘 하면 좋을까, 엄마?”

“무엇이든지! 무엇이든지 시작할 수 있는 나이야.”


곰곰이 생각하는 아이의 두 눈이 반짝인다.


뭐든 될 수 있다는 나의 말에 아이는 신이 난다.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여러 생각들이 아이의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당연한 일이다. 아이의 세상은 점점 더 확장될 것이고 지금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쑥쑥 커주는 아이가 대견하다. 7살 아이의 세상에 앞으로 무엇이 펼쳐질지 엄마인 나도 참 궁금하고 설렌다.


그러고는 아이의 두 눈에 비친 나를 바라본다. 나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나. 될 수 있었나. 내 아이에게 말했던 것처럼 나 스스로에게도 말할 수 있는지 골똘히 생각해 본다.


돌이켜보면 나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10대-20대 때의 나는 무엇이든지 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도 남자친구도(지금의 남편이다) 뭐든 해보라고 했다. 다 할 수 있을 거라 했다. 하지만 나는 항상 결정을 미뤘고 결국엔 놓치기도 했다.


무엇이든지 될 수는 없을 거라 함부로 나를 판단한 나는 다행히도 아주 완벽한 판단을 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가족을 만든 것이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로 이루어진 가족은 내 인생의 중심이자 꽃나무다.


이 판단은 명백한 성공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른이 되며, 포옹이 손깍지로 바뀌고 손깍지가 한들한들 흔드는 손인사로 바뀌는 그날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거울 속 내 두 눈을 바라본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할 수 있는 존재인 가족도 만든 나다. 이제는 또 무엇이든지 되어야겠다는 결정을 할 때가 되었다.


예전처럼 어불성설이라며 또 결정을 늦추다 놓치고 싶지 않다. 후회하는 것처럼 미련한 일도 없지만 반성은 필요하다.


‘음,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역시 나이가 너무 많은가. 하지만 그때도 난 나이가 이미 많다며 결정을 미뤘었지. 이제는 정말 그러고 싶지 않다.‘


오늘도 아이의 두 눈을 바라보며 넌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그 두 눈에 비친 나에게도 말한다.


‘넌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