샀는데 왜 버리나요

폴 매카트니 junk

by 그유정

우연히 읽은 에세이에서 폴 매카트니의 junk라는 노래를 소개했다.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유명한 노래인 것 같다.


비틀즈에서 폴 매카트니보다는 존 레넌을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유튜브에서 노래를 찾아 들어보았다. 가사는 단순했다. 예뻐서, 쓸모 있어 보여서 또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사들였던 물건들이 시간이 지나고 고물이 되어 버린 이야기다. 그 고물들은 야드세일에서 팔리길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팔리지 못하는 것들은 아마도 버려질 것이다.


물건들은 흐느끼며 말한다.


“왜, 왜 샀나요. 이렇게 버릴 거면, 야드세일에 내놓을 것이었다면 왜 선택했나요.”


슬프고 감성적인 멜로디 안에서 고물이 된 빛났던 물건들은 ‘왜‘를 반복한다.


우리 집에도 물건들이 꽤 많다. 아이가 둘이나 있으니 꽤 많은 정도라는 표현은 오히려 겸손한 표현일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앞의 책장엔 더 이상 읽지 않는 내 책과 아이들의 책이 70% 정도는 된다. 물론 장난감들과 나와 남편의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물건들은 언젠가는 물려주고, 너무 낡은 것은 버릴 것이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봉지에 싸서 대문 앞에 내놓을 것이다.


너무 필요해서, 너무 갖고 싶어 손에 쥐었던 반짝이던 물건들이 정작 손에 들어와 버리면 왜 그 반짝임이 사라지는 듯할까. 한참 잘 사용했어도 미안하고, 금방 시들해졌어도 미안해진다.


얼마 전 아이들 몰래 마당에 내어놨던, 이제는 고물이 된 물건들을 결국 완전히 정리했다. 봉지에 싸서 문 앞에 내다 놓는 내내 물건들이 ‘왜‘를 흐느끼는 것 같았다.


사실 그 물건들의 봉지를 다시 풀어 아직 고물이 아닌 것들을 찾아보았다. 인형 옷과 키링 그리고 피규어 하나를 골라냈다. 그러고는 다시 봉지를 묶었다.


노래 junk가 슬프고 우울한(?) 선율인 것은 고물이 된 물건들의 서글픔과 그것들을 이제는 보낼 수밖에 없는 물건 주인의 미안함도 담았기 때문인 것 같다.


“여보, 이 노래를 들으니 물건들에게 너무 미안했어. 앞으로는 아주 꼭, 꼭 필요한 것만 살 거야. “ 남편에게 반성하듯이 말했다


“하하- 그럼 오늘 다이소에서 산 목소리가 바뀌는 마술 스피커는 뭐야.” 남편이 크게 웃으며 대답한다. 나도 할 말을 못 찾고 결국 같이 크게 웃었다.


호기심을 못 참고 산 마술 스피커였지만 이 노래를 듣고 보니 왠지 더 특별해진다.


‘스피커야, 오래오래 갖고 있을게. 호기심을 가진 또 다른 사람에게 갈 수 있도록 그때까지 소중히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