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보다 중요한 지금!

자존주의 9

처음으로 독서모임에 갔다.

사실 나는 낯선 사람을 만나는 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독서모임이라고 하면 더 그랬다.

‘굳이?’

‘혼자 읽으면 되지.’

그래서 꽤 오래 망설였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에서 한 작가의 책 이야기가 나왔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

사람마다 짚어내는 포인트가 전부 달랐다.

“와… 저렇게 볼 수도 있구나.”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래서 독서모임을 하는 거구나.

그래서 정말 큰 용기를 내서

독서모임에 나가게 됐다.


첫 책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아… 하필 첫 책이 이거라고?’

처음엔 솔직히 어렵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페이지를 덮고 나니 남는 게 많았다.


그중 유독 오래 남은 문장이 있다.

그러므로 시간이란

오직 현재만이 존재한다.

과거와 미래의 그림자가 아닌

오로지 현재의 시간만이 존재한다.


책을 덮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아…

이건 ‘현재를 살아라’는 말이구나.

그러다 자연스럽게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됐다.


32살 이전의 나는 현재를 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생각이 너무 많았고, 걱정은 늘 기본 옵션이었다.

고등학생 때 쓰러졌던 엄마는 계속 아프셨고,

연세 많은 아빠는 병원을 달고 사셨다.

도망치듯 했던 결혼 생활도 외롭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은 더 많아지고,

걱정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그때의 나는

‘지금’을 살고 있지 않았다.


생각이 많다는 건 과거에 살고 있다는 뜻이고,

걱정이 많다는 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먼저 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현재를 비워낸 채 사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을 리 없었다.

표정은 늘

어딘가 우울했고,

어딘가 불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불행한 건, 환경 때문도,

누군가 때문도 아니라는 걸.


그리고 마음먹었다.

‘현재를 살아보자.’

‘오늘만 살자.’

‘지금만 살자.’

생각을 멈추고, 걱정을 내려놓는 연습을 했다.

“와, 오늘 아침 진짜 맛있다.”

→ 그냥 맛있게만 먹자.

“비 오네?”

→ 빗소리가 너무 좋다.

1분, 1초를 자꾸만 현재로 불러왔다.


그렇게 지금을 살기 시작하자

신기하게도 내 자존감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지금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도망가지 않는 것.

황금보다 중요한 지금을

오늘도 살아내는 중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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