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은 내 자존감 스승이다.

자존주의 10

자존감을 키우려면 뭘 해야 할까?

운동? 명상? 자기계발서 100권 읽기?

생각만해도 벌써 피곤하다.

자존감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아, 나 또 뭘 더 잘해야 돼?”
이 생각부터 드는 사람도 많을 거다.


사실 자존감은 어릴 때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충분히 사랑받으며 자라면 그냥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건 축복받은 일이다.

근데 말이다.
세상에 그런 사람만 있을 리가 없다.

“나는 왜 이만큼밖에 안 되지?”
“나만 항상 자신이 없어.”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며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도 꽤 많다.


그럼 이제 어떡하지?

다시 태어날 수도 없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말한다.

“자존감은 작은 성취감이 쌓여서 만들어진대.”

그래서 지금부터 뭘 하면 되는데?


내 대답은 이거다.

책 읽기.

“책이요?”
“저요? 책이랑 안 친한데요?”

나도 그랬다.

나는 서른두 살이 되어서야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이다.

그전까지 나에게 책이란
졸림, 숙제, 끝내 하기 싫은 것의 집합체였다.


그래서인지 나의 자존감을 키워준 첫 책은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동화책이었다.

그림 많고, 글자 크고,
어른이 읽으면 괜히 부끄러워 보이는 책.

근데 이상하게 그게 너무 좋았다.

일단 안 부담된다.

“오늘은 이만큼 읽어야지.”
이런 다짐이 필요 없다.

그냥 펼치면 된다.
그리고 끝난다.

와… 끝났다는 게 포인트다.


동화책 한 권을 덮으며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어? 나 오늘 책 한 권 읽었네?”

이게 뭐라고 기분이 괜히 좋아진다.

그리고 이 동화책 생각보다 매력적이다.

복잡하던 생각이 차분해지면서 마음이 안정된다.

나는 나중에야 알았다.
이게 바로 독서 테라피라는 걸.

특히 내가 제일 좋아했던 책은 전래동화였다.

권선징악. 아주 단순하다.

착하면 잘 되고, 못되면 혼난다.

그래서 참 좋다.

그리고 전래동화는 어휘가 살아 있다.

괜히 말이 예쁘고, 리듬이 있고,
읽다 보면 입에 붙는다.

아, 어휘력이 살아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동화책 한 권.
매일 마지막 책장을 덮을 수 있는 것.

그 작은 성취감들이 은근히 쌓인다.

“오늘도 했네.”
“나, 생각보다 꾸준한데?”

이런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한다.

자존감은 그렇게 아주 작은 데서 시작됐다.

대단한 성공도 없었고,
인생 역전도 없었다.

그냥 오늘 한 권,
내일 한 권,

모레 또 한 권.

그게 다였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자존감 키우겠다고
갑자기 멋진 사람 되려고 하지 말자.


작은 전래동화 한 권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동화책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자존감 스승이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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