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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티 Mar 29. 2021

염원을 담아낸 오브제

돌멩이가 정화수가 되는 순간

누군가 집어 드는 순간, 그냥 돌이 아니다.

그 속에 이미 마음이 담겨

돌은 정화수가 된다.

염원의 촛불이 된다.


삐죽한 돌, 못난 돌 할 것 없다.

큰 돌, 작은 돌 구분 없이 

그냥 돌 위에 얹어지면 된다.

순간 성소의 기둥이, 머리 탑이 된다.


산속에 지천으로 흩어진 그냥 돌멩이였다.

희망을 품고 쌓이고 모이면

신성한 무더기로 형상을 갖춘다.

돌부처 없이도 기도장이 된다.


존재의 가치를 누가 따지겠는가.

돌멩이 하나에도 마음을 담으면 

이렇듯 염원의 오브제가 될 수 있다.

숲 속의 돌탑들, 염원들, 희망들




누가 시작했을까요? 

하나둘 돌이 모여 소원의 탑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툭 던져놓은 돌 몇 개에 불과했을 것이 그 위에 가만히 하나씩 돌들이 올려지면서 희망과 염원의 성소가 되어 갑니다.






숲 속 곳곳에 혼자 쌓았을 법한 단출한 돌탑도 자주 보입니다.

주변 돌들의 모양을 살피고 골라 5층 탑, 7층 탑으로 괴었습니다. 

탑을 쌓을 때는 잠깐이지만 무영탑을 만든 아사달의 마음 못지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무슨 소원을 빌었으며, 무슨 염원을 담았을까.

아슬한 저 탑들이 오래 서있기를 함께 기원해봅니다.




큰 바위의 틈은 염원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어디라도 얹을 틈만 있으면 돌에 마음을 담아 쌓고 또 쌓아갑니다.

절벽 같이 아슬한 틈에라도 마음을 얹고 싶은 게 우리의 마음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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